[단독] 도서정가제, 10년 만에 '위헌' 심판대 다시 오른다…헌법재판 정식 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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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도서 가격을 일정 이상 할인 판매할 수 없게 하는 '도서정가제'가 다시 한 번 위헌 심판대에 오른다. 지난 2010년 출판사들이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청구했다 각하 당한 지 10년 만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작가 A씨는 지난달 20일 헌법재판소에 도서의 정가 판매를 규정하고 있는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제22조 제4항 등에 대해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 심판을 냈다. 헌재는 지난 18일자로 정식 회부해 심리에 들어갔다.

도서정가제는 대형 서점 및 인터넷 서점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 경쟁에 중소규모 서점·출판사들이 도태되는 것을 막기 위해 2003년 처음 도입됐다. 이에 따라 모든 책은 직·간접적으로 15%까지만 할인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도입 취지와는 달리 되레 전체적인 책 판매율이 떨어져 출판 시장 자체를 위태롭게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2010년에도 대한출판문화협회 등 8개 출판·서점 단체들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지만 심판대에 오르지 못하고 그대로 각하됐다. 도서정가제는 도서를 판매할 때 적용되는 조항으로, 출판업자와는 관련성이 없어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유남석 헌재소장 등 헌법재판관이 지난해 9월 11일 오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앉아있다. 2019.04.11 leehs@newspim.com

이에 A씨 측은 작가임과 동시에 출판업자이며 전자책을 유통하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헌법소원을 냈다.

A씨는 특히 지난해 10월 24일 출판유통심의위원회가 전자책에도 도서정가제 적용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점에 주목했다. 당초 도서정가제가 도입될 당시에는 크지 않았던 웹툰, 웹소설 등 전자출판물 시장이 커지고 있고 책의 유통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는데 일괄적으로 도서정가제를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A씨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명재의 이재희 변호사는 "헌재가 2010년에는 작가와 출판사는 책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봤지만, 실질적으로 책의 가격을 결정하는 사람은 그 책을 쓴 작가가 아니냐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며 "혹시라도 헌재가 이전 결정을 답습할까 봐 청구인의 신분이 작가이고 출판업자이자 플랫폼사업자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이를 받아들여 정식 심판에 회부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도서정가제를 폐지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청원수가 20만명을 넘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청원 답변을 통해 "'완전 도서정가제' 도입은 검토한 바가 없으며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개선방안을 만들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문체부는 관련 업계 의견을 모아 올 상반기 중으로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adelant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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