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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 02월13일14시00분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2026년 2월 6일 ~ 22일

[기고] 2036 올림픽 유치전은 개혁의 시험대…우리에겐 기회이자 리스크

기사등록 : 2026년02월13일 12:36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전은 수십 년 만에 가장 치열하고 지리적으로 폭넓은 경쟁으로 전개되고 있다. 대한민국을 비롯해 인도, 카타르, 튀르키예, 칠레 등 대륙을 가로지르는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헝가리·이탈리아·덴마크·캐나다·남아프리카공화국 등도 차기 대회를 염두에 두고 물밑 탐색을 이어가고 있다. 단순한 도시 경쟁이 아니라, 올림픽 거버넌스의 방향을 가늠하는 시험대다.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선정 방식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19년 이후 개최지 선정 절차를 전면 개편했다. 과거처럼 대회 7년 전 총회에서 투표로 결판을 내는 구조가 아니라, 집행위원회가 비공개 협상을 통해 '우선 협상 대상'을 정하고 총회가 이를 승인하는 방식이다. 비용 절감과 패자의 공개적 상처를 줄이겠다는 취지이지만, 부작용도 노출됐다. 호주 브리즈번이 2032년 대회를 11년 전에 확정한 반면 프랑스 알프스가 배정받은 2030년 동계올림픽은 불과 6년을 남기지 않은 시점에 결정됐다. 일정의 예측 가능성과 절차의 형평성에 대한 의문이 뒤따랐다.

김관영 전북지사가 세계올림픽도시연맹 총회 연계행사인 '스마트시티&스포츠 서밋'에 참석, 그레고리 주노드 세계올림픽도시연맹회장(스위스 로잔 시장)과 면담을 갖고 있다. [사진=전북자치도] 2025.10.21 lbs0964@newspim.com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IOC 내부 개혁 논의도 본격화됐다. IOC 미래올림픽유치선정위원회(FHC)는 '이분법적 대화 구조'를 완화하고, 후보국을 단기 리스트로 압축한 뒤 심층 평가하는 과도기적 단계를 제안했다. 경기장 마스터플랜, 종목 프로그램의 명확성, 재정 보증, 다종목 이벤트 개최 경험 등 평가 기준을 구체화하고 IOC 위원들의 참여 폭을 넓혀 투명성과 정당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올림픽이 더 이상 '로비의 승부'가 아니라 '준비의 경쟁'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다.

이 변화는 우리나라에도 기회이자 부담이다. 한국은 1988 서울 올림픽과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을 갖고 있다. 전라북도를 후보지로 내세운 2036년 도전은 지역 균형 발전과 국가 브랜드 재도약이라는 상징성을 담고 있다. 인프라 운영 능력, 대형 스포츠 이벤트 경험, 안정적 행정 시스템은 분명 경쟁력이다.

그러나 실상은 녹록지 않다. 인도는 영연방 게임 유치를 발판으로 '글로벌 스포츠 허브'를 자임하고 있고, 카타르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통해 검증된 인프라와 자본력을 과시했다. 튀르키예와 칠레 역시 대륙 안배 논리를 앞세워 존재감을 키운다. IOC가 투명성과 실행 가능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기조를 굳힌다면, 경험을 갖췄다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 모델, 명확한 재정 계획, 환경과 사후 활용 방안까지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과 윤강로 원장. [사진=윤강로] 2025.12.01 zangpabo@newspim.com

국내 정치적 파장도 변수다. 올림픽 유치는 국가적 자긍심과 국제적 위상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재정 부담과 시설 사후 활용 문제는 늘 반복된 논쟁거리였다. 국민적 공감대 없이 추진될 경우, 국제 경쟁력 역시 약화될 수밖에 없다. 정부 입장에서는 외교·경제 성과를 강조할 수 있는 카드이지만 비용과 환경, 지역 개발 실효성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전라북도를 중심으로 한 지역 정치 지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결국 2036년 유치전은 '올림픽을 따내느냐'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준비하느냐'의 문제다. IOC의 개혁은 절차의 투명성과 정당성을 요구하고 있고, 후보국에는 명확한 비전과 실행력을 증명하라고 말한다. 한국이 다시 한 번 세계 스포츠 무대의 중심에 서기 위해서는 과거의 영광을 반복하는 데 머물지 말고, 미래형 올림픽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올림픽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다. 도시의 10년, 국가의 20년을 설계하는 프로젝트다. 2036년을 향한 한국의 선택은 국제 스포츠 외교의 승부이자, 우리 사회가 어떤 미래를 그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 △IOC 문화 및 올림픽 헤리티지 위원 △세계스포츠영화제국제연맹(FICTS) 특임 대사 △2022년 IOC 쿠베르탱 메달리스트 △대한체육회 고문 △몽골 국립올림픽 아카데미 명예박사 △중국 인민대 전 객좌교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전 국제사무총장 △2008년 올림픽 IOC 유치평가위원

zangpab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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