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2-01-06 11:27
◇선택과 집중 '투자 군살빼기'
LG는 올해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특히 세계적인 경기위축을 감안해 과감한 투자 확대보다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칙하에 성장 잠재력이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LG는 전자부문 14조2000억원, 화학부문 3조6000억원, 통신·서비스부문에 3조2000억원 등 총 21조원의 투자계획을 세운 바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올해 투자규모는 지난해 투자실적과 비슷한 19조원대 중반이 될 것"이라며 "현재 각 계열사별로 세부적인 투자규모를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대규모 투자가 완료단계에 들어감에 따라 지난해 계획보다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미래 준비를 위한 투자는 흔들림없이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변수는 LG디스플레이가 추진 중인 중국 LCD패널 공장 투자계획이 다소 유동적이라는 점이다. LG는 중국공장 전체 투자액의 절반인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인데, 중국 정부와의 조율이 늦어지면서 투자계획 수립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LG그룹은 2012년 투자계획을 이르면 다음주 발표한다.
◇재계 일제히 투자확대…LG, 나홀로 감축 '부담'
하지만 LG가 올해 투자규모를 고심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삼성과 현대차, SK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올해 일제히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홀로 감축하는 데 따른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현대차는 전년대비 16% 증가한 14조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고, 삼성도 투자를 대폭 늘려 50조원 규모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투자규모가 9조원에 불과했던 SK도 올해 두 배 이상 늘려 19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LG측이 이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재계에서는 LG가 여러가지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SK보다는 투자규모를 줄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LG전자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그룹의 사기가 꺾인 상황에서 나홀로 투자규모 줄인다면 재계에서 그룹의 위상이 더욱 실추될 게 뻔 하기 때문이다.
구본무 회장도 지난 2일 시무식에서 "단순히 경쟁기업을 따라잡겠다는 생각을 넘어 반드시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생각으로 철저히 준비하고 과감히 투자하라"고 질책한 바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LG디스플레이 중국공장 설립이 늦춰지면서 실질적인 투자액 19조원 수준"이라면서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LG는 각 계열사의 투자계획을 취합해 이달 중순쯤 전체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LG가 올해 투자계획을 놓고 '실속과 명분' 두 가지를 어떻게 챙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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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 트위터(@ys8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