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기자]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위원장 한상진)는 9일 당내 계파 갈등과 문재인 당시 후보의 부족 등으로 18대 대선에서 패배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평가위는 대선 패배 원인 중 1순위로 계파 갈등을 꼽았다.
평가위는 "경제의 세계화, 사회경제의 양극화 추세 속에 국민의 삶이 피폐해지는 객관적 상황에서 민주당이 원래의 뿌리인 포용과 소통의 프레임을 벗어나 민생을 외면한 채 이념논쟁, 계파 갈등, 대결정치에 주력했다"며 "당의 분열이 계속되고 계파 갈등이 심화되면서 민주당에 대한 국민신뢰가 현저히 하락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평가위는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가 상대보다 못해서 포용 가능한 이명박 정부의 온건 비판자들을 놓친 참담한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설문에서 이명박 정부가 '대체로 잘못했다'는 응답자(44.9%)의 경우 43.3%만이 문재인 후보에 투표했을 뿐 56.7%는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했다"며 "온건 비판자들 중 다수가 박근혜 후보를 선택한 것은 민주당보다 새누리당이, 문재인 후보보다 박근혜 후보가 다차원에서 능력이 훨씬 더 우월하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유권자들은 능력 면에서 문 후보가 박 후보에 비해 국정운영을 포함해 여러 분야에서 부족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며 "문 후보는 박 후보에 비해 상황대처 능력이나 TV토론 실력 등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으나 당 장악력과 캠프운용 등에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였다"고 말했다.
평가위는 안철수 당시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아름답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평가위는 "두 후보 모두 지지층의 가장 큰 몫을 차지한 집단은 두 후보 가운데 어느 후보든 단일 후보가 되어서 새누리당의 재집권과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막아주기를 바랐던 이들이었다"며 "협상의 상황과 조건은 충분히 좋았으나 승리주의적 태도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깨닫지 못해서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결과적으로 협상에서 쌍방이 무능력했다"며 "양측은 자신이 승리한다는 기본 가정 위에서 협상했을 뿐 다른 가능성을 예상하지도 준비하지도 않았다"고 꼬집었다.
안 후보가 패배의 일부 책임이 있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안 후보 지지자의 65.2%가 문 후보에 투표해 문 후보자의 득표 중 45%를 차지한 점을 들며 "문 후보가 안 후보와 지지자들에게 상당한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안 후보 쪽에 잘못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민주당 안의 다수를 이루고 있듯이, 후보 협상의 종결 이후 안 후보의 행동방식이 바람직스러운 것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안 후보 지지층의 다수를 이루고 있다"며 "양측이 서로의 과오를 인정하고 화해의 길을 걸음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여는 주역이 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평가위는 향후 민주당의 발전 방향으로 ▲책임정치 윤리의 실천 ▲민주당 뿌리 복원·강화 ▲계파헤게모니의 청산과 통합의 리더십 구축 ▲생활 현장으로 파고드는 민생정치 실현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노장청 조화의 정당 ▲정당의 현대화 등을 제안했다.
대선평가위는 지난 1월 21일 대학교수들인 외부위원 5명과 당내위원 4명으로 출범한 이후 4월 8일까지 78일 동안 활동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