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3-11-12 04:33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연초 이후 지속된 금값 하락에도 상승 베팅에 주력했던 헤지펀드가 최근 들어 롱포지션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겨냥한 움직임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한 주 동안 금값 상승을 겨냥한 롱포지션이 13% 급감, 8만7689계약으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하락 베팅은 37% 급증해 지난달 15일 이후 최대폭으로 늘어났다.
시장 전문가의 기대치를 훌쩍 넘은 10월 고용지표와 3분기 GDP 성장률 속보치가 연준의 테이퍼링에 정당성을 부여할 것이라는 판단이 금 ‘팔자’를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댄 헤크만 컨설턴트는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가 강한 회복 신호를 보냈다”며 “연준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테이퍼링에 나설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을 포함한 원자재 전반에 대한 월가의 전망이 흐려지고 있다. 바클레이스와 크레디트 스위스는 통화정책 뿐 아니라 상품 공급 증가로 인해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 삭스는 금값이 올해 말까지 온스당 1300달러 내외에서 움직인 후 내년 1050달러 선까지 밀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 현물 수요에 대한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인 인도의 올해 페스티발 시즌 금 수요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금 주화와 골드바 판매가 25% 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내 금 공급을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인도가 지난해 전세계 금 수요의 20%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향후 가격 하락을 예고하는 대목으로 판단된다.
미국의 금 주화인 아메리칸 이글 역시 10월 판매가 4만8500온스로 지난 4월 40개월래 최고치 기록에 비해 77% 급감한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