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3-12-04 11:32
[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정부가 경제 구조조정을 위해 2014년 경제성장 목표치를 7%정도까지 낮출 전망인 가운데, 지방정부들이 잇달아 10% 이상의 종전 고속 성장을 포기하거나 목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일부 지방정부들 가운데 실제 목표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하는 예가 많아지고 있다.
4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는 최근 산시(山西), 하이난(海南) 등 지방정부가 12차5개년(2011~2015)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기존의 13%에서 10%이하로 낮췄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서부개발의 중심지역인 산시(陕西)성도 성장률 목표치 하향조정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곳 사회과학원 학술위원회 장바오퉁(張寶通) 부주임은 "산시성은 중국 전역에 석탄 등 에너지 자원을 공급하고 있는데, 중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둔화되면서 산시성 경제도 따라서 둔화되고 있다"며 성장 목표치 하향조정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베이징(北京) 등 경제 발달 지역은 이보다 훨씬 높은 강도로 목표 성장률 끌어내리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앞서 9월 25일 열린 베이징시 14기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6차회의에서 시 발전개혁위원회 장젠둥(張建東) 주임은 12차5개년 경제 목표를 기존의 8%에서 7.5%로 낮출 것을 제안했다.
이에 하이난 개혁연구원 경제연구소 쾅셴밍(匡賢明) 소장은 "중국 각 지방정부에서 GDP 성장률 목표를 일제히 하향조정하는 것은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18기 3중전회 후 정부의 직능전환과 GDP 하향조정을 통해 지방정부 성장부담이 경감되는 대신, 정부 실적평가 제도 개선 및 경제, 사회, 환경의 전면적 발전이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린(吉林)성을 비롯한 지방정부는 12차5개년 규획기간 후반기인 2014~2015년에는 국가 거시정책 방향이 안정 성장과 구조 전환, 개혁 촉진, 민생에 역점을 두고 있어 기존 성장목표 달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례로 허난(河南)성과 허베이(河北)성은 12차5개년 연평균 GDP 성장 목표를 9%로 설정, 2011년과 2012년에는 목표 달성에 성공했지만 올 1~9월 경제성장률이 각각 8.7%, 8.5%에 그치면서 목표 달성이 불투명해 졌다.
아울러 지린, 헤이룽장(黑龍江), 칭하이(青海), 간쑤(甘肅), 닝샤(寧夏) 등 각 성정부도 12차5개년 성장 목표를 12%로 설정했지만, 2013년 1~9월 이 목표를 달성한 성은 하나도 없었다. 이 기간 헤이룽장과 지린의 경제성장률은 각각 8.4%와 8.8%에 불과했고, 닝샤도 9.5%에 그쳤다.
같은기간 랴오닝(遼寧)과 상하이(上海)도 각각 8.7%, 7.7%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기존 성장 목표치인 11%와 8%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전체적으로 둔화되면서 중서부 등 지방 경제 성장률이 내리막길을 걷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며 "본래부터 높게 설정된 경제성장 목표치를 낮추는 것은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 국가정보센터, 사회과학연구원 등 다수의 연구기관은 2014년 정부의 경제성장 목표치가 올해보다 0.5%포인트 낮은 7%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중진공사)도 연구 보고서를 통해 당국의 거시경제 목표에서 구조 전환과 리스크 통제 중요성이 증대되면서, 2014년 중국 경제성장 목표가 7%로 낮아질 것으로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중국 당국은 경제 구조 개혁을 통한 성장의 질 전환에 주력할 방침이어서 성장률 하락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