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4-05-06 13:02
[뉴스핌=정연주 기자] 국내 채권시장이 간만에 '재료'를 만났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가 '깜짝 인상'은 없을 것이라며 금리 방향성에 대해 언급했고, 지난 보름 간 공석이던 금융통화위원 자리에 함준호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가 임명됐다.
채권시장이 이 총재의 발언과 신임 금통위원 인사를 재료 삼아 오래간만에 변동성을 회복할지 주목된다.
지난 3일(현지시간) 이 총재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제 47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해 "예전에는 깜짝 변경을 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또 "6개월 후 금리를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면 2∼3개월 전엔 시그널(신호)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깜짝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한 것만 놓고 보면 장기간의 금리 동결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돼 일단 비둘기적 멘트로 이해된다. 하지만, 실제 인상에 앞서 인상의 시그널 자체는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나올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예컨대 연말 인상을 고려한다면 인상 시그널을 당장 3분기에 던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본다면 이번 이 총재의 멘트가 오히려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은행연합회가 추천한 함준호 교수에 대해 시장은 '그리 매파적이지 않은' 인물로 보고 있으나 아직까지 그의 성향은 안개 속이다. 그의 스탠스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해석이 야기될 경우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동부증권 문홍철 연구원은 "함준호 금통위원은 매파와 비둘기파가 3대 3으로 나뉜 금통위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어떤 면에서 이번 인사는 이 총재 인선보다 중요한 사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금융 전문가는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는 경향도 있고 은행연합회 추천인사들도 다소 매파적인 성향이 우세했다"며 "그 외 여러 정황과 이유를 바탕으로 할때 중도매파에 가깝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판단했다.
한편, 전 국민을 비통하게 만든 세월호 사태로 국내 소비가 침체할 가능성도 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최근 국내 지표에서 내수 부진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사태로 인해 내수 침체 우려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다만 지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5월 한달은 전반적으로 소비심리지표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으나 이후 조금씩 반등할 것"이라며 "세월호 사태에 따른 영향은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