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5-09-02 11:28
앞서 1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상품 헤지펀드인 안두란드캐피탈 매니지먼트의 피에르 안두란드 매니저가 국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의견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안루란드 매니저는 "최근 펼쳐진 랠리는 미국 원유 생산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발언에 시장이 지나친 반응을 보인 결과"라며 "올해 유가각 25달러까지 밀릴 수 있으며 내년과 내후년까지 공급과잉 상황도 해소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은 이미 미국 원유 생산량이 4월 정점을 찍은 후 하향세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조사에서 4~6월간 원유 생산이 줄어든 것은 전혀 새롭지 않고 시장 재조정에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산유국과의 대화를 통해 유가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도달하도록 하겠다는 OPEC의 발언도 새로운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2년간 WTI는 배럴당 25~50달러 범주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WTI가 배럴당 50달러선 근접하게 유지된다면 미국 원유 생산량은 상대적으로 강하게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날 GRZ에너지 회장 앤서니 그리산티도 여전히 원유 공급 과잉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오는 12월4일로 예정된 OPEC 회의에서도 감산 결정이 나오지 않을 전망이라며 "유가가 다시 30달러 선을 테스트 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은 바 있다.
씨티그룹 역시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동의했다.
씨티그룹 분석가들은 올 1월부터 5월까지 미국의 원유 생산량을 하향 조정한 에너지정보청(EIA)의 보고서가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며 새 서베이 방법이 "시험을 거치지 않아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에드 모스 씨티 원자재 리서치 부문 글로벌 헤드는 "최근 유가가 반등한 것은 시장 정보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고 금융매체를 비롯한 시장의 기대심리에 기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와 러시아가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한 OPEC 긴급회의 개최를 요구했지만 OPEC의 12개 회원국 모두 시장 점유율 사수를 원하고 있어 시장의 기대처럼 OPEC이 감산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판단이다.
OPEC은 원유 생산 증가와 시장 투기자본으로 인한 가격 압력은 OPEC 회원국을 포함한 모든 산유국의 우려가 되고 있다며 원유시장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균형에 도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수 차례 강조해 온 것처럼 다른 산유국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앞서 컨플루언스 투자운용 시장전략가 빌 오그래디도 "OPEC이 (석유생산에 대한) 입장을 변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주긴 하지만 이번과 같은 유가 급등세는 수급 전망에 실질적인 변화가 와야 가능한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급 전망 변화가) 상당히 애매한데 유가가 사흘 만에 30% 가까이 움직인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유가가 올해 두 번의 바닥을 찍고 반등한 것은 약세장의 종료 신호라거나 투기적 포지션 움직임 때문에 다시 가파른 오름세를 탈 수 있다는 정반대 주장도 있다.
◆ 투기 세력 순매수 포지션 급감, 반등 신호?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의하면, 지난주 유가에 대한 순매수포지션은 20만계약으로 확인됐다. 직전월인 7월의 32만8000계약에서 40%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가너는 "최근 수년간 유가에 대한 순매수포지션이 현 수준으로 줄어든 경우, 유가는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투기세력이 저점에 이르러 항복을 선언해왔던 과거 경험은 돌이켜 본다면 유가의 최소 저항선이 높은 수준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