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1-01-12 10:00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둬도 임기를 마치는 4월에는 당을 떠나겠다"는 입장을 확고하게 밝혔다.
김 위원장은 12일 오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원래 국민의힘에 올 때부터 4월 정도 되면 어느정도 당이 안정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떠난다고 했다"며 "내가 얘기한 말은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본인이 생각하는 만큼 당 분위기가 정리됐는가'라는 질문에 "아직도 주책없는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지만, 과거보다 많이 정리됐다고 본다"고 답했다.김 위원장이 지난해 4·15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 내부 분위기가 어느 정도 수습됐다고 판단, 오는 4월 재보궐 선거 때까지만 위원장직을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야권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대선에서 대선주자로 본인이 언급되는 것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기자에게 "대선주자가 누가 되던지 관심이 없다"고 일축,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끝으로 야권의 대선주자 발굴에는 일체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지난 4·15 총선 참패로 늪에 빠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재건하기 위해 나선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기본소득, 전일 보육제,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데이터청 설치 등 그간 보수 정당에서는 생각지 못한 이슈들을 연일 내놓으며 이슈메이킹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를 두고 당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이른바 '좌클릭'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지만, 김 위원장이 당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일념으로 변화와 혁신에 매진해왔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고친 뒤에는 '약자와의 동행'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정강·정책 등을 새롭게 고쳤고 국민의힘을 국민에게 다가가는 정당으로 변모시키는 노력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외부에서 들어온 김 위원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계속 이어졌고, 박덕흠·전봉민·김병욱 의원 등이 자진 탈당하는 등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당 내에선 김 위원장이 퇴임 후에도 원로로서의 역할을 맡아주기를 바라는 기대도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을 잘 아는 주변 인사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퇴임 이후 당분간 정치권과 거리두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