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4-07-31 17:15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가 '티메프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이자율을 둘러싼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3.5% 수준의 대출은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비판이 잇따르자 정부는 뒤늦게 추가적으로 인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며 나섰다.
긴급경영안정자금은 중기부 산하 기관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중소기업벤처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저금리 대출 사업이다. 소상공인 등이 자연재해 등으로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을 때 필요한 경영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도산을 방지하려는 목적이다.
지원 규모는 총 2000억원으로 소진공은 1억 5000만원 한도 내에서 1700억원을, 중진공은 10억원 한도 내에서 300억원을 각각 지원한다. 이자율은 소진공 3.51%, 중진공 3.4%를 적용한다. 대출 기간은 소진공과 중진공 모두 5년 이내다.
정부는 티메프 사태를 인지한 이후 즉각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처한 위기 상황의 심각성과 달리 이자율은 이를 고려하지 않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대 이자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속하지만, 소상공인 등은 이미 코로나 시기에 한계에 내몰렸던 경험이 있어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티메프 사태가 예상보다 더욱 극심한 출혈로 이어질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송재봉 의원은 전날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미 코로나로 인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상당한 이자 부담을 지고 있는 상태에서 (티메프 사태로) 갑작스럽게 손해가 온 건데, 이자를 이 정도로 받는 게 맞냐"며 "좀 더 인하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 검토하겠다고 하기보다 이미 그런 대안을 내놨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정진욱 의원도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가 악착같이 돈을 받아내려고 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이런 비정한 정부가 어디 있냐"며 "물론 공짜로 줄 수는 없지만, 누가 봐도 지원이라고 할 수 있는 정도의 이자율을 설정해야 한다. 받을 수 있는 것을 다 받는 게 경영안정자금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긴급경영안정자금의 이자율은 다른 이자율보다 굉장히 낮은 수준"이라면서도 "정부가 더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시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현재로서 이자율 인하가 실제로 단행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소진공과 중진공은 정책 실행 기관으로서 중기부의 결정을 기다리는 한편, 중기부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자율 인하가)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지금 말하기 어렵다. 구체적으로 나온 내용은 없다"며 "장관이 말하신 대로 이자율을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지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r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