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5-03-07 17:23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효성중공업이 대거 미분양이 발생한 대전 '둔산 해링턴 플레이스 리버파크'에 계약조건을 대폭 낮추기로 했다. 수분양자의 초기 부담을 낮춰 계약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이는 '해링턴 스퀘어 산곡역' 등 신규 분양을 앞두고 해링턴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효성중공업은 계약 조건 완화 전략으로 평택에서 미분양 물량을 모두 털어낸 바 있으나, 대전 지역에서도 물량을 원활히 소진할지는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둔산 해링턴 플레이스 리버파크'는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3개 동, 전용 84~182㎡, 총 336가구 규모다. 2028년 3월 입주다. 지난해 10월 2차 청약까지 진행했으나 0%대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전의 상급지인 둔산지구에 위치한 이점이 있으나,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현재 분양률은 약 60%로 알려진다.
효성중공업의 '초강수'는 타 지역에서의 '해링턴 대거 미분양'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 7월 제주시 애월읍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제주'(425가구)는 1·2순위 청약에서 경쟁률 0.27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평택 '지제역 반도체밸리 해링턴 플레이스'(1209가구)는 1·2순위 청약의 평균 경쟁률이 0.32대 1에 불과했다. 두 단지 모두 청약 마감 후에도 관심을 끌지 못하며 '마피 분양권'이 속출했다. 주택 브랜드로서 '해링턴'의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대형 사업이 잇따라 예정돼 있기도 하다. 효성중공업은 현재 공사비 4754억 규모의 경기도 김포시 풍무 양도지구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3547억 규모의 경기도 광주시 경안2지구 도시개발사업도 맡고 있다. 수도권 대규모 사업장에 대한 집중이 필요한 만큼 지방 사업장의 근심을 털어내고 브랜드 파워를 확대하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행인 점은 계약 조건을 완화하는 전략이 시장에서 일부 통한다는 것이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6월 '지제역 반도체밸리 해링턴 플레이스'의 계약금을 기존 10%에서 5%로 낮췄다. 또 최초 계약 시 500만원만 납부하면 원하는 동호수를 선점할 수 있도록 계약 조건을 변경했다. 이렇게 분양을 위해 안간힘을 쓴 결과 결국 최근 완판에 성공했다.
다만 대전에서도 묘책이 될지는 미지수다. 대전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고 있어 매수심리가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KB부동산원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전 지역 주택 가격은 전월(1월) 대비 -0.22% 하락했다. 여전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 앞으로도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계약금 정액제 등 계약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전략은 분양 촉진에 일부 효과가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대전은 공급과잉 지역이기 때문에 당분간 주택 가격 반등이 어렵고 매수심리가 확대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평택도 공급과잉이지만 일자리가 확장되고 있고 수도권에 속한다"며 "중장기적 주택 가격 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는 점에서 대전과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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