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2-11-19 12:50
[뉴스핌=노희준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19일 단일화 협상을 재개한 가운데 문 후보의 '협상 방식 일임'을 안 후보측이 어떻게 다룰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일화 실무팀은 이날 낮 12시 비공개로 모처에서 협상 재개에 들어갔다.
문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일단 협상의 방식을 안 후보측이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예를 들어 '여론조사' 등 특정한 방식을 안 후보쪽이 정하면 여론조사의 설문 방식과 조사기관, 설문 대상, 시기 선정 등 세부 방법은 협상팀이 논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 후보측은 문 후보 언급에 대해 우선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우리가 어떤 부분을 정할 수 있는지, 우리가 정하면 되는 것인지, 문 후보 쪽에서 갖고 있는 협상팀 재개를 통해서 내놓을 안들이 있는지 오늘 오전에(실무팀 회동에서) 확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일임'한 내용에 대한 확인과 그에 따른 실무팀의 역할 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단일화 협상이 문 후보의 '방식 일임'으로 교착상태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룰 타결이 단박에 이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여론조사로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설문 방식과 업체 선정, 응답 대상, 시기 등을 놓고 치열한 줄다리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 후보가 '단일화 방식을 일임'하고 이를 '통큰 양보'라고 문 후보측이 자평하는 데 대해 안 후보측은 "통큰 양보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도 신경전의 예고편 성격이 짙다.
앞서 문 후보측 진성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캠프 기자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단일화 협상이 하루만에 중단되자 문 후보는 단일화 방식을 안 후보에게 일임하며 조건 없는 회동을 제안해서 협상을 복원시켰다"며 "문 후보의 통 큰 양보와 결단이 지지율 상승의 원동력"이라고 자평했다.
전날 회동에서 방식 자체에 대해 합의가 없었던 점도 단일화 방식이 논의가 됐다면 두 후보간 이견이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유 대변인은 이날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단일화 방식 논의가 두 후보간에서 있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따로 확인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만 했다.
안 후보측 입장에서는 문 후보의 발언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유 말고도 독단적으로 룰을 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문 후보가 전격적으로 단일화 방식까지 일임한 상황에서 안 후보도 자신이 유리한 게 뻔히 보이는 여론조사만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전날 안 후보도 "양쪽 지지자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방법과 민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문 후보와) 의논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단일화 방식은 안 후보측의 일방적인 결정보다는 이날 12시부터 재개되는 단일화 실무팀에서 전반적으로 다시 논의될 전망이다. 문 후보의 '방식 일임' 발언에 대해 확인하고 실무팀의 역할을 규정한 뒤에야 이후 단계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협의 내용을 발표할지에 대해서도 합의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앞서 안 후보측은 전날 단일화 실무 협상팀을 하승창 대회협력실장을 팀장으로 강인철 법률지원단장, 금태섭 상황실장으로 재구성했다. 기존 협상팀에서 조광희 비서실장과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이 빠지고 금태섭 상황실장이 남았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