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3-01-08 10:51
대한민국의 첫 여성대통령 '박근혜 시대'가 시작됐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사회양극화 심화, 북한·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동북아 주변국가의 권력교체기 속에서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난제를 안고 있으면서 동시에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꿈꾸는 많은 국민들의 각별한 기대를 받고 있다. 뉴스핌은 정치와 경제, 외교안보, 남북관계, 사회복지 분야의 전문가들이 박근혜 정부에 기대하는 바람과 과제는 무엇인지 등을 수렴해 새 정부에 이정표를 제시하는 [박근혜 시대에 바란다] 기획을 마련했다.[편집자주]
기업가 정신은 회사를 경영하는 기업인에게만 필요한 자질이 아니다. 학생, 농어민, 회사원, 공무원 등 그 누구라도 자신이 하는 일에서 혁신과 창의에 기초한 모험적인 발상을 가미하여 생산성, 효율성, 부가가치를 높이려 한다면 이 또한 기업가정신의 발로이다.
이처럼 기업가 정신은 남 탓, 주어진 환경 탓을 하지 않고 개인이든 기업이든 모든 경제주체의 생산가능영역을 확장시키는 핵심요소이며, 진정한 의미의 경제발전 원동력이다. 다 아다시피 우리나라가 부존자원, 기술, 자본, 경험도 없이 경제개발에 착수한 지 50년 만에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불을 넘는 선진국 문턱에 오르게 된 것도 기업가 정신이 활발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기업가 정신이 크게 약화되었고 이 때문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청년은 놀지언정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고, 중소기업은 여력이 있어도 성장보다는 정부 지원 혜택에 안주하려 하고, 대기업은 세계시장에서 승부를 걸기보다는 손쉬운 내수사업에 뛰어들어 기존 사업자를 힘들게 한다는 예시는 우리 사회의 기업가 정신이 전반적으로 약화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아직까지 정부 차원에서 기업가 정신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은 사실상 없었다. 이명박 정부에 와서야 매년 11월에 기업가 정신주간 행사를 했지만 행사는 형식에 그치고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시급히 다뤄야 할 문제가 많을 것이다. 가계부채, 하우스 푸어 등 민생 문제도 당사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면서 가계 부담을 줄여주는 묘방을 찾아야 한다.
대선 기간 내내 논란의 일었던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도 대기업의 경제의지를 꺾지 않으면서, 그리고 중소기업의 피터팬 신드롬을 부추기지 않으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는 정책처방을 구체화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해법의 옳고 그름과는 별개로 많이 논의되어 잘 알려진 사안이지만 기업가 정신의 문제는 그 중요성에 비해 정치권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하는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일자리 늘리기’의 창조경제론은 기업가 정신의 발현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고 믿고 싶다. 과거에 근면, 자조, 협동의 새마을정신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정신적 원동력이듯이 앞으로는 창의, 혁신, 재기의 기업가 정신이 경제 재도약의 정신적 기틀이 될 수 있도록 차기 정부의 화두(話頭)가 되었으면 한다.
[뉴스핌 Newspim] 황인학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