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3-04-22 16:07
[뉴스핌=권지언 기자] 중국의 경기 둔화와 이로 인한 상품가격 약세로 신흥국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과 같은 수입국에겐 호재로 평가된다.
중국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기대치인 8.0%에 못 미치는 7.7%로 발표되자 국제 상품시장은 곧바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러한 변화는 상품시장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에게는 직접적인 타격을 준 반면, 상품수입국에게는 호재가 됐다.
미국 유력 금융주간지 배런스 최신호(20일 자)는 중국의 성장 부진과 상품시장 약세라는 시장 변수는 2000년대 이머징 마켓 상승세를 견인해 온 주요 동력이었다면서, 당시 MSCI 이머징마켓지수가 두 배 넘게 올랐다는 사실을 환기했다.중국의 GDP 발표 이후 상품에 이어 이머징 증시까지 하락세는 줄줄이 이어졌다. 중국이 세계 최대 천연자원 소비국이다 보니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다우존스 UBS상품지수는 같은 날 3% 급락했다.
매도 행렬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중국과 상품 수출에 의존도가 높은 상당수의 개도국에서도 발을 뺐다. 이날 MSCI 러시아지수와 MSCI 브라질 지수는 각각 1.7%, 2.6% 내렸다.
물론 상품가격 급락으로 혜택을 보는 신흥시장도 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가 그렇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유가가 10% 급락한 상태가 지속되면 아시아 국가들의 GDP 성장률은 최대 0.2%포인트 오르고 인플레 압력은 최대 0.9%포인트 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런스는 특히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 한국이나 인도, 대만 등 일부 국가들의 경우 향후 몇 달 내로 금리를 인하할 여지도 생겨 경제와 증시에는 부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상품시장 및 중국에 대한 익스포저가 적은 국가들에 대해 더욱 낙관하게 됐다. MSCI 인도지수는 중국 GDP 발표 후 지난주 목요일까지 3.7% 올랐고, MSCI 인도네시아지수는 2.3% 상승했다. MSCI 말레이시아와 대만지수 역시 플러스영역에 머물렀다.
모간스탠리 투자운용의 이머징마켓 대표 루치르 샤르마는 장기적으로는 투자자들이 필리핀과 태국, 터키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