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3-11-25 13:38
[뉴스핌=함지현 기자] 여야는 25일 박근혜 대통령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에 대해 엇갈린 시각을 보였다.
여당은 시국미사에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이 정당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겨냥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천주교 소속의 박창식 신부의 강론은 우리의 귀를 의심하게 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대한민국의 국토 수호의 국론에 정면으로 배치되고 유가족과 피해가족 그리고 국민들에게 커다란 충격과 분노를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최경환 원내대표도 "천주교 정의구현단 사제들의 그릇된 발언이 우리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분노·증오의 마음을 어루만질 사람들이 정치적 편향성으로 국론 분열에 앞장서 놀랍고 안타깝다"며 "천안함 장병을 생각한다면 북한 편을 드는 듯한 발언은 취소하고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 그 사람들이 할 일은 종북이 아닌 북한땅에 정의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야당은 연평도 발언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 시국미사가 벌어지게 된 책임을 정부여당에 돌렸다. 새누리당의 종북공세에도 즉각 반박했다.
전 원내대표는 "종교인까지 관여할 만큼 사태를 키워오고 악화시키며 불법을 방치한 것이 심각한 문제"라면서 "그런데도 자성 없이 종교인에게까지 종북을 덧씌우고 민주당과 연결론을 펼치는 것은 정략적 행태로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청와대와 여당은 1986년 투쟁 이후 종교계가 20여 년 만에 정권에 엄중한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 왜 벌어졌는지 자성부터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사제단의 연평도 포격 발언과 관련, 김한길 대표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용납될 수 없는 도발이다. 민주당은 국가안보에 관한 추호의 흔들림도 없다"고 못박았다.
지난 22일 천주교 정의구현전주교구사제단은 시국미사를 열고 국가기관의 불법 부정선거를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박창식 신부는 "NLL 이 문제있는 땅에서 한미군사훈련을 계속하면 북에서 어떻게 하나. 쏴야지. 그것이 연평도 포격사건"이라며 "그렇게 북을 적으로 만들어놓고 선거에 이용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사태에 대해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24일 '신앙의 해' 폐막미사 강론에서 "정치참여는 그리스도인의 의무"라면서도 "사제들이 정치구조나 사회생활 조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교회 사목자가 할 일이 아니다"고 입장을 밝혔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와 관련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국미사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반면, 연평도 발언의 부적절성을 들며 책임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트위터리안(lee****)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주장한 박근혜 퇴진은 바로 정의가 승리하는 길이다. 시국선언문처럼 '이미 환하게 켜진 진실을 그릇이나 침상 밑에 둘 수는 없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져 훤히 나타났다.' 박근혜 사퇴와 이명박 구속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트위터이용자(mett*****)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들이 나서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 아! 지금 우리나라, 사회, 정치가 분명 문제가 있구나'라는 깨달음을 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부정적인 글도 적지 않다.
한 트위터이용자(uriki*****)는 "종교가 정치에 개입하는 건 종교인의 본본을 망각한 것 아닐까?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덕분에 국회는 다시 또 점점 살얼음판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다. 꼭 싸움 말리러 들어간 사람이 싸움판을 더 키우는 것처럼"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ko****)도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합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에 정당하다고 이야기한 사제는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당신들은 자신들의 조국이 어디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 24일에는 한 60대 남성이 시국미사에서 나온 북한 연평도 포격 도발 관련 발언에 화가 나 명동성당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 협박 전화를 걸어 경찰이 수색에 나서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