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3-11-30 02:23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의 디폴트 위험이 유로존 경제의 새로운 잠재 리스크로 부상했다.
스페인을 포함한 이른바 주변국의 부채위기와 금융권 부실 문제보다 미국이 유로존의 경제를 흔들 수 있는 요인이라는 주장이다.
2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은 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미국 디폴트 위험을 커다란 리스크로 지목했다.
특히 내년 초 예산안과 부채한도를 둘러싼 워싱턴의 진흙탕 싸움이 재연될 가능성이 농후하고, 미국의 디폴트 위험이 높아질수록 유로존은 물론이고 글로벌 금융시스템 전반에 강력한 충격을 가할 것이라고 BOE는 우려했다.
또 레포마켓이 다른 금융시장에 중차대한 자금줄로 동원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시스템 전반에 걸쳐 충격파가 삽시간에 도미노처럼 번질 수 있다고 BOE는 주장했다.
미국의 머니마켓펀드 역시 요주의 대상으로 꼽힌다. 머니마켓펀드에 편입된 미국 국채가 4500억달러에 이르고,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포 거래가 2000억달러에 이르는 만큼 디폴트가 발생할 때 패닉이 불가피하다는 경고다.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에 달려들면서 2008년 리먼 사태를 방불케하는 금융시스템 위기가 재연될 수 있고, 미국의 머니마켓펀드 뿐 아니라 유럽의 은행권에서도 대규모 자금 인출 사태가 불가피하다고 ECB와 BOE는 주장했다.
BOE는 머니마켓펀드를 통한 영국 은행권의 자금 조달 규모가 1100억달러로, 전체 달러화 자금 조달 가운데 15%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의 디폴트가 실제로 벌어질 때 미국 국채가 담보물의 기능을 상실하면서 주요 금융거래결제시스템이 마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국채의 공백을 채울만한 다른 담보물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문제다. 이미 주요국 금융 정책자들이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BOE는 주장했다.
지난 10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ECB, BOE 등 주요국 중앙은행은 단기 스왑 계약을 영속적인 것으로 전환했고, 이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이번 보고서는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