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4-03-06 16:48
[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상하이차오르태양능과기주식유한공사(上海超日 *ST차오르)의 회사채 이자상환 불능선언으로 중국 채권시장 사상 최초의 디폴드가 가시화하고 있는 가운데 신용이 움츠러들고 회사채 디폴드 사태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태양광에너지회사로서 선전거래소 상장회사인 상하이차오르(증권명칭: *ST차오르 002506 )는 지난 4일 심야에 자사가 2012년 3월 7일 발행한 '11 차오르채권(차오르회사채)' 10억위안에 대한 이자 8980만위안 가운데 단지 400만위안 외에는 기한내(3월 7일) 상환이 불가능한다고 선언했다. 이 채권은 5년짜리 고정금리이며 표면이율은 8.98%이다.
◇'채권부도 없다'는 시장 불문율 깨져
'11차오르채권'은 상하이차오르가 2012년 발행했으며 발행직후부터 숱한 문제를 노출했다. 출시 1개월만의 실적 조사에서 등급은 '안정'에서 '부정'으로 강등됐다. 1차적으로 2013년 3월에 이지지급과 관련해 잡음을 빚으며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불안감이 잦아드는가 했으나 1년만에 결국 이자 디폴트 선언이 나온것.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이전에도 시장에 간혹 회사채 디폴트 우려가 제기됐었지만 이자 상환 조차 힘든 경우는 드문 사례라고 지적했다.
차오르 채권 디폴드 선언이후 중국 채권시장에는 이미 풍파가 몰아치고 있다. 한 시장관계자는 6일 이 사태가 전체 자금시장에 신용리스크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디폴드 선언 다음날인 5일 신용채 금리가 상승하고 신용등급 1급 시장도 피로감 이 역력했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전했다.
◇ 상하이차오르 다음 타자는 누구?
중국 유력 경제매체인 북경상보는 톈웨이바오비엔(天威保變 600550)의 '11 톈웨이채권'도 이미 위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신용평가회사는 2월 16일 이 회사 '11텐웨이채권'을 관찰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루머도 나돌고 있다.
톈웨이바오비엔의 결손액은 2012년 15억2600만위안에 달했고 2013년에도 15억2500만위안의 손실이 예상된다. 2013년 3분기까지 이 회사의 자산부채비율은 이미 73.92%에 달했다.
또 주하이중푸( 珠海中富 000659)가 발행한 회사채 '12중푸01'도 연속 2년 적자가 나면서 거래 정지가 예상되고 있다. 샹어칭 (002306)의 '12샹어칭' 채권도 불안감에 휩싸여들고 있다. 샹어칭은 정부정책에 따라 2013년 대량의 점포 폐점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신용평가회사 펑위안자신평급유한공사는 이 회사와 회사채권의 장기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단기 불안, 회사채시장 발전에 유리
다른 한편에서는 중국 회사채시장의 왜곡현상이 개선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채권 부도가 없는 잘못된 시장 관행이 개선돼 채권시장 발전에 이로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연스레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시장원리가 작동하는 합리적 시장화의 전기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국태군안 채권 애널리스트는 5일 "회사채 디폴트는 분명 시장에 진통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힌뒤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 리스크를 컨트롤 하는데 유리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전문가도 전체 채권시장 차원에서 볼때 이번 디폴트 사건은 시장화 경쟁을 촉진할 것이라며 특히 투자자들의 자금이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에서 국채와 금융채 우량등급 신용채권 으로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때문에 차오르채권 디폴트는 향후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의 대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해통(海通) 증권 수석채권연구원은 회사채 신용위기 발생이 기관투자가들의 투자행위에 영향을 주고 있고 은행 신대와 투자는 안전을 가장 중시하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장부외 거래자금 공급이 줄게 될 것이며 이는 경제 하강압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두가 신용채권시장의 건강한 발전에 도움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예전처럼 원천적으로 채권디폴트가 발생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채권가격에 신용리스크가 평가 반영되지 않아 하이리스크 신횽채권에 대한 투자에도 경계심이 없었다.
펀드 연구소 관계자는 상하이차오르의 이번 디폴트 사태가 중국채권시장의 풍향계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게자는 정부가 예전처럼 어떻게해서든 부도를 막으려고 한다면 회사채시장의 신용 왜곡현상을 한층 극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안(華安)펀드는 5일 보고서에서 차오르 디폴트와 관련, 영업에 별 영향없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13년 3월 사실상 1차 디폴트위기 출현때 미리 위험을 분산시켰다. 이때문에 차오르 디폴트 사태에 따른 시장 피해는 제한적이었다.
중국 채권시장의 많은 기관투자가들은 이번 사건이 오히려 절호의 투자 기회를 가져달 줄 것이라며 잔뜩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 화안기금은 이번 사태가 채권시장에 일단 불리한 영향을 주겠지만 신용 금리차가 가져오는 투자 기회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완자( 万家) 기금 관계자도 저가 매입의 기회를 포착할 수있게 됐다고 향후 중국 채권시장은 지금보다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T차오르는 공식명칭인 상하이차오르 태양능과기유한공사의 증권 이름(상장 명칭)이며 2010년 11월 18일 선전 거래소에 상장됐다. 사업 내용은 태양에너지재료와 설비, 전자전기 생산 판매 등이다.
중국 증시에서 ST종목은 2년 연속 적자 또는 주당 순자산이 1위안을 밑도는 종목을 말한다. 또한 *ST종목은 3년 연속 결손을 낸 회사로 시장 퇴출 리스크가 높은 회사임을 의미한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