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6-10-06 04:31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제쳤다.
위안화 추가 하락을 우려한 중국 기업 경영자들이 해외 투자에 열을 올린 데다 국내 성장률 저하로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빚은 결과로 해석된다.
중국 기업의 M&A는 총 601건으로, 1~9월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41건에서 대폭 늘어난 실적이다.
올해 중국 기업의 해외 M&A 가운데 켐차이나의 신젠타 인수가 467억달러 규모로, 금액 기준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해외 기업 M&A에서 매년 1위를 차지했으나 올들어 3분기 말을 기준으로 중국에 밀렸다.
하지만 국내외 감독과 규제로 인해 중국 기업의 해외 M&A 가운데 종료되지 않은 부분이 적지 않아 연말까지 중국이 선두를 유지할 것인지는 지켜 볼 문제다.
IT 섹터의 해외 M&A 가운데 종료되지 않은 거래가 총 10건으로, 금액 기준으로 101억달러에 이른다.
케이스 포그슨 언스트앤영(EY) 아시아 태평양 금융 서비스 부문 파트너는 CNBC와 인터뷰에서 “각국의 보호주의 움직임이 외국 기업의 M&A 규제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미국부터 호주까지 다양한 국가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의 전반적인 하강 기류로 인해 국가간 정치적 마찰이 증가하고 있고, 이 역시 기업 해외 M&A를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유로 중국 IT 기업인 유니스플렌더는 웨스턴 디지털을 38억달러에 인수하려고 나섰다가 계획을 접었다. 중국 리소시스 앤 화 캐피탈 역시 미국 칩 생산업체 페어차일드 세미컨덕터에 25억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냈으나 좌절됐다.
한편 이와 별도로 중국 기업의 해외 M&A가 급증한 데 따라 투자은행(IB) 업계의 매출이 대폭 늘어났다.
딜로직에 따르면 1~9월 중국 IB 업계의 매출액은 6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동시에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