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7-08-01 14:48
[뉴스핌=김선엽 기자] 카카오뱅크란 메기가 기존 은행산업의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우리도 뱅킹앱 있어요. 인터넷전문은행이라고 새로울 거 없지 않나요?"라던 말은 쏙 들어갔다. 기존 은행들은 숨죽인 채 카카오뱅크의 질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정석 에이젠글로벌 대표 역시 "은행 전 영역에 걸쳐 혁신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IT 기반 인공지능 기술이 이런 혁신을 지원할 것이란 게 그의 지론이다. 지난해 2월 씨티그룹을 박차고 나와 인공지능 핀테크 기업을 창업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가 현재 집중하는 영역은 AI를 활용한 은행의 신용대출이다. 현재 은행의 신용대출은 신용평가사에서 보내준 등급과 은행 자체로 평가한 것을 고려해 결정한다. 하지만 전 국민을 10등급으로 나누다보니 섬세한 예측과 개인화된 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다. 고객별로 세세하게 부도 가능성, 추가 대출 여부, 조기상환 가능성을 면밀히 따지지 못한다.
◆"누가 정말로 우량한 고객인지 어떻게 알 수 있죠?"
영업부서 : "카카오뱅크에서 신용대출 한도를 1억5000만원까지 늘린대요. 우리도 늘립시다. 금리도 우리보다 낮으니 우리도 낮춥시다."
리스크부서 : "안 돼요. 리스크가 너무 늘어나요."
영업부서 : "고객 다 뺐길 수 있는데 가만히 있나요. 합시다. 정말로 우량한 고객에게만 대출 한도를 늘려주면 되잖아요."
리스크부서 : "누가 정말로 우량한 고객인지 어떻게 알 수 있죠?"
영업부서 : "..."
현재의 10등급 체계로는 누가 정말로 초우량 고객인지 확인이 어렵다. 에이젠글로벌의 AI솔루션을 활용하면 고객별로 세밀하게 파악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2등급이어도 대출상환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 대출을 높여줄 수 있다. 또 부도 확률이 50%가 넘는 계층을 따로 뽑아낼 수 있다. 다양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조기상환 가능성, 부도 확률 등을 AI가 도출"
AI가 도출해 낸 정보는 첫 대출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은행의 심사부, 마케팅부, 채권추심부, 교차영업 판매부 등에서 공통적으로 활용된다. 각 부서가 자신들의 업무에 필요한 최적의 모델을 제공받는다는 것이 강 대표의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이후 은행권이 다시 IT와 혁신을 외치고 있다. 그는 AI가 금융권 변화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과거에는 누구한테 추가대출 영업을 할지를 은행원이 엑셀을 돌려 결정했다. 우리의 솔루션은 어떤 고객이 6개월 내 조기상환할 가능성은 얼마인지, 3년 후 부도날 확률은 얼마인지, 채권추심은 어느 수준까지 가능할지 등을 판단한다. 그렇게 해서 비용 대비 아웃풋(output)이 높게 나오는 고객을 자동으로 도출한다. 에이젠글로벌은 금융업무의 자율주행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