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8-12-06 14:32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 중앙정보국(CIA)으로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진상을 보고받은 미 상원의원들이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 주도 연합군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제동을 걸 태세를 취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전말이 하나씩 드러날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에서조차 예멘 내전을 이끄는 사우디에 대한 지원 중단과 무기 판매 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피살 배후로 지목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두둔하고 있다.
지난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상원의원들에게 국가 안보를 근거로 사우디에 대한 군사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지난 28일에도 자신의 트위터와 국무부 블로그 포스트에 "사우디는 중동의 안정을 위해 필요한 세력(force)"이며 "우리의 관계를 훼손하는 것은 미 국가 안보에 큰 실수"라고 사우디와의 동맹을 강조한 바 있다.하지만 이 같은 설득에도 상원의원들은 예멘에서 사우디 주도 연합군 지원을 중단하는 결의안 상정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결의안은 다음 주 논의를 거친 뒤 최종 표결에 부쳐진다.
다만 결의안이 통과하기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밥 코커(공화·테네시)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은 예멘 내전 결의안과 관련해 "그것(합의 도달)이 어려운 이유는 언론인 파살 사건에 대해서만 말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고, 예멘 문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 모든 문제를 하나로 모아 의회를 통합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예멘 내전 개입 중단 외에도 사우디에 대한 무기 판매를 금지하는 목소리도 의회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미국은 이미 사우디와 3000억달러 상당의 무기 거래를 맺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사우디는 향후 미국산 무기 구매에 80억달러를 더 들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회 보좌관들은 FT에 무기 추가 판매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의 한 보좌관은 "예멘 내전과 카슈끄지 사태와 관련해 우려가 대두되는 현 상황 속에서 의회가 몇 달 뒤 무기 (판매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