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9-09-19 08:31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웹툰이 방송으로, 방송이 영화로, 영화가 책으로. 하나의 원형 콘텐츠를 다양한 장르로 변용, 판매하는 원소스 멀티유스는 이제 문화 산업의 기본 전략이 됐다. 이미 한 차례 ‘인정’받은 콘텐츠를 활용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흥행도 보장된다.
하지만 예외인 경우가 있다. 드라마의 영화화다. 아무리 인기 있는 드라마도 스크린으로만 가면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멀게는 ‘황진이’(2007)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2011)이, 가깝게는 ‘치즈인 더 트랩’(2018)이 그랬다. 그런데 최근 이 법칙을 깬 작품이 있다. 영화 ‘나쁜 녀석들:더 무비’다.
사실 ‘나쁜 녀석들:더 무비’는 개봉 전까지만 해도 기대작은 아니었다. 언론과 평단의 혹평이 쏟아지면서 호불호가 갈렸다. 실제로 개봉 첫날에는 ‘타짜:원 아이드 잭’에 밀려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전세가 역전되더니 개봉 5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개봉 일주일째인 17일에는 300만 관객을 넘어섰다.
‘나쁜 녀석들’의 영화 버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는 원 콘텐츠를 영화라는 장르와 현시대 분위기를 정확하게 파악, 활용했다는 데 있다.
원작에 적절한 변주를 줬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주요 캐릭터인 박웅철(마동석), 오구탁(김상중)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캐릭터인 곽노순(김아중)과 고유성(장기용)을 추가했다거나, 드라마 속 캐릭터의 전사를 그대로 가져오면서 새로운 설정도 더했다는 점 등이 원작 팬들과 새로운 관객들을 모두 충족시켰다는 의견이다.
물론 작품 자체보다 대진운이 좋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함께 경쟁한 ‘타짜:원 아이드 잭’과 ‘힘을 내요, 미스터리’를 향한 관객 반응이 생각보다 냉담했다. 여기에 ‘타짜:원 아이드 잭’이 청소년 관람불가, ‘힘을 내요, 미스터리’가 12세 이상 관람가였다는 점도 힘을 보탰다.
CGV 측 관계자는 “경쟁했던 두 작품과 달리 ‘나쁜녀석들:더 무비’는 15세 이상 관람가였다. 가족 관람객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였고, 드라마를 봤던 성인 관객들도 즐겁게 볼 수 있었다. 양 측을 모두 흡수하다 보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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