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9-11-27 15:13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업황 악화에도 신용카드사들의 임직원 수는 오히려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카드사들이 최근 수년간 실시한 희망퇴직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고연봉자인 희망퇴직 대상자들이 떠나면, 그 자리에 여러 명의 '젊은 인력'을 수혈한 것이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8개 전업 카드사 중 현대·롯데카드를 제외한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BC카드 등 6개 카드사의 임직원 수가 지난해 3분기 대비 모두 늘었다. 우리카드가 같은 기간 591명에서 828명으로 28.6% 증가하며 가장 많이 늘었고, 하나카드(3.0%), KB국민카드(2.33%), 신한카드(2.2%), BC카드(1.9%), 삼성카드(0.05%) 순이었다.
일부 카드사들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며 인력의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것도 임직원 수 증가 요인이다. 우리카드는 올해 2월 파견사무 계약직 180여명을 정규직 전환했고, 하나카드는 비정규직 29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자발적 퇴사가 늘어나 전체적인 임직원 수는 줄었지만 롯데카드 역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시행해 실제 전년 3분기(363명) 대비 올 3분기 기간제 근로자는 227명으로 136명 줄었고, 반대로 정규직 수는 1369명에서 1447명으로 78명 늘었다.
8개 전업 카드사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43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6% 증가했다. 이는 대부분 무수익·저수익 자산 축소 및 희망퇴직 단행으로 이뤄진 비용 절감 영향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연봉 1억원을 받는 간부급 직원이 퇴직하면, 신입사원 3명 가량을 새롭게 뽑을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며 "이 같은 여력이 일부 생기면서 카드사 임직원 수가 소폭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준정년 특별퇴직을 시행한 하나카드는 올해 3분기 기준 14명이 회사를 떠났고, KB국민카드는 지난해와 올 초 두 차례에 걸쳐 모두 36명이 퇴직절차를 밟았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초 180여명 수준의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일자리 확대와 관련한 당국의 주문 등 외부 압력이 없었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당국에서 일부 일자리 확대 등과 관련한 요구가 일부 있었지만, 올해는 별다른 주문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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