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0-02-08 15:59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자유한국당의 '공천 전쟁'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지도자급에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당과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다.
고향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 출마를 준비 중인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는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당으로부터 어디에 출마해 달라는 연락을 받은 바는 없다"면서도 "험지 쫓는 철새도 아니고 지금 와서 구조적으로 (지역을) 바꿀 수가 없다. 지역 주민들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표직 사퇴 이후 처음으로 오늘 김형오 의장님의 전화를 받았다"며 "서울 강북 험지로 올라오라는 말씀이 계셨다"고 전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험지인 서울 종로구 출마를 결정한 지 단 하루 만이었다. 당에서는 황 대표의 험지 출마 결정에 따라 당 지도자급 인사들에게도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들의 반발이다. 홍 전 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이제 너무 늦었다고 말씀드렸다"면서 "이삿짐 싸서 내려와 사무실, 선거 조직 세팅을 다 해놓고 예비후보 등록까지 하고 선거운동을 시작했는데 이제 와서 다시 서울로 올라 갈수는 없다고 간곡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김 전 지사도 "공당의 방향을 이해는 하지만 지금까지 김해에 가서 싸운 것이나 20대 국회 때 반성문을 쓰고 불출마를 한 것 등을 당에서 고려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지역을 강제로 배정하는 것이 말이 되냐"며 "어디를 가든 험지 지역 주민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다. 안 가겠다는 사람을 강제로 보내면 주민들을 어떻게 설득하냐"고 덧붙였다.
당과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이들이 당을 나가 무소속 출마를 할 가능성도 있다.
홍 전 대표는 "고향 출마를 설득 못 하면 무소속 출마를 당하느냐의 문제다. 언제나처럼 좌고우면하면서 상황에 끌려다니지 않고 정면 돌파하는 것이 홍준표식 정치"라고 말하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