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0-06-17 08:23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성명 20주년 기념연설을 겨냥해 "철면피", "역겹다", "책임 회피를 위한 변명" 등의 거친 표현을 쓰며 맹비난했다.
김 제1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역겹다)"며 "(문 대통령의 6·15 연설) 내용을 들어보면 새삼 혐오감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한마디로 맹물 먹고 속이 얹힌 소리 같은 철면피하고 뻔뻔스러운 내용만 구구하게 늘어놨다"며 "명색은 대통령 연설이지만 민족 앞에 지닌 책무와 의지, 현 사태수습의 방향과 대책이란 찾아보려야 볼 수가 없다"고 했다.이어 "자기변명과 책임 회피, 뿌리 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된 남조선 당국자의 연설을 듣자니 저도 모르게 속이 메슥메슥해지는 것을 느꼈다"며 "본말을 전도한 미사여구를 나열했다"고 비난했다.
김 제1부부장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이 한국 정부의 미온적 대응 때문이라며 "남조선 당국자의 이번 연설은 응당 그에 대한 사죄와 반성, 재발 방지에 대한 확고한 다짐이 있어야 마땅할 것"이라고 했다.
김 제1부부장은 "거듭 부언하건대 우리의 존엄의 대표자이신 위원장 동지를 감히 모독한 것은 우리 인민의 정신적 핵을 건드린 것"이라며 "그가 누구이든 이 것만은 절대로 추호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전 인민적인 사상 감정이고 우리의 국풍"이라고 강조했다.
김 제1부부장은 또 "제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고 남에게 넘기려는 것은 비열한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라며 "이런 뻔뻔함과 추악함이 남조선을 대표하는 최고 통수권자의 연설에 비낀 것은 참으로 경악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신뢰가 밑뿌리까지 허물어지고 혐오감은 극도에 달했는데 기름 발린 말 몇 마디로 북남관계를 반전시킬 수 있겠는가"라며 "남조선 당국자는 북남관계를 견인해야 할 책임 있는 당사자"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역사의 책임은 전가한다고 하여 없어지거나 회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최소한 자기의 책임은 제가 지겠다는 자세 만이라도 보여야 하겠는데 볼수록 의아함을 일으키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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