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0-08-01 08:41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미래통합당이 장외투쟁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지난해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대표는 장외투쟁을 펼쳤지만 총선 참패라는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다. 그럼에도 통합당이 장외투쟁 카드를 꺼낸 것은 현실적으로 장내투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사태로 대규모 집회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통합당이 어떤 방식으로 장외투쟁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통합당 내 장외투쟁 기류...지도부에선 "능사 아냐"
통합당 지도부는 장외투쟁 대신 장내투쟁에 집중하자는 의견을 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우리 국민 수준이 예전과 다르기 때문에 국회의원이 무조건 장외투쟁을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당내 지도부는 장내투쟁에 집중하자는 뜻을 밝혔지만,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장외투쟁을 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통합당에서 장외투쟁 논의가 시작된 것은 지난 29일 의원총회다. 당시 홍문표 의원과 조해진 의원은 "이제 믿을 것은 국민들밖에 없다"며 "모든걸 걸고 투쟁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장외투쟁을 본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에 주호영 원내대표은 장내외 투쟁을 병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규모 집회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지난해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뼈아픈 기억도 되새겨야 한다.
◆ 통합당 장외투쟁, '황교안 딜레마' 극복이 관건
1년 전 통합당은 불리하다 싶으면 국회 밖으로 뛰쳐나갔다. 지난해 5월 황교안 전 대표의 지휘 아래 서울과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전주 등을 돌며 매주 정권 규탄 집회를 열었다.
그러나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장외투쟁은 국민들로부터 '발목 잡는 야당'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지난 21대 총선 참패라는 참담한 결과를 야기했다.
통합당 내에서도 신중한 입장이다. 지난해 '과오'를 되풀이하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당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상황에서 장외투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다만,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 심사숙고 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집회는 국민 정서와 맞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장외투쟁은 엄청난 비용과 인력 등이 동원되기 때문에 쉽게 하지는 못한다"며 "과장에 사람을 모아서 일방적인 연설을 하는 방식보다 SNS나 지역별 전국 순회 등 여러가지 방법들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초선 의원은 당협위원장과 당원들을 동원한 권역별 소규모 장외투쟁 방식을 제안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전국민이 불안에 떠는 상황에서 대규모 집회는 말도 안되는 방법"이라며 "7월 임식국회가 끝나면 의원님들도 지역구에 돌아갈 것이다. 당협위원장, 당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여당의 행태를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것이 효과적인 장외투쟁이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국민들을 끌어모으는 대규모 집회를 해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조해진 통합당 의원은 "반정부 정서가 폭발지경에 이르면 국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방역을 철저히 한 상황에서 대규모로 모일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다"며 "다만 어떤 이슈를 어떤 방법으로 메시지를 내야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외투쟁이 당원집회가 되면 곤란하다"며 "우리는 판을 깔고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