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0-09-23 15:00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조만간 완전자율주행차를 선보이겠다는 미국 테슬라의 발표에 대해 국내 수입차 업체 등 관련업계는 법규는 물론 윤리, 안전 문제 등의 여러 측면에서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프리몬트 공장에서 열린 '배터리 데이'에서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를 한 달 뒤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차 업계는 테슬라의 청사진에 대해 완전자율주행차 시장이 본격화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평가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 대부분 이미 관련 기술을 확보했지만 완전자율주행을 실현하기 위한 사회적인 논의가 아직 성숙하지 않아 상용화 시점을 점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완전자율주행차가 실제 도로에서 운행되려면 신호체계 연동이나 일반 차들과의 충돌 가능성 등 해결돼야 할 문제가 많다"며 "대부분 업체들이 자체 시험장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단계별로 출시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제도나 관련 인프라 부족으로 상용화 시점을 미루고 있다.
지난 2일 올라 랄레니우스 벤츠 회장은 '더 뉴 S클래스' 디지털 월드 프리미어에서 "이번 신차에 레벨3 수준에 근접한 자율주행을 실현했고, 세계 최초의 레벨 4 시스템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면서도 "해당 시스템을 차에 장착했지만 교통 인프라와 관련 법규 문제로 소비자가 실제 기술을 경험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완전자율주행차 보급이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윤리적인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사고가 날 위험성이 있는 상황에서 양쪽에 아기와 노인이 있다면 어느 쪽으로 핸들을 돌려야 할지, 차가 의사결정을 할 경우 완성차 업체에 책임이 있는지 운전자에게도 책임이 있는지 등 윤리적인 판단이 필요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아직 이런 문제들에 대해 사회적인 합의에 이를 만큼 논의가 성숙하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완전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이 아직 담보되지 않은 점도 차 업계가 테슬라의 발표를 시기상조라고 보는 부분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체들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안전성이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에 대해 일정부분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며 "어느정도 자율주행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생겨야만 본격적인 도입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