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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1명이 코인 20개 관리…한국은 상장폐지 위험 커

기사등록 :2021-05-03 16:06

4대 가상화폐거래소 평균 코인수 140개
미국 최대거래소는 58개, 유럽도 21개
"투자자 유치 목적, 가짜 코인 위험 커"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세계 가상화폐 시장에서 한국이 비트코인 이외에 알트코인 투자에 과열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는 200개에 달하는 코인이 상장돼있다. 하지만 이를 관리‧감독할 직원과 회사 규모는 턱없이 작아 무분별한 상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된 평균 코인 수는 약 140개로 집계됐다.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평균 직원 수는 158명이다.

가장 많은 코인이 상장된 거래소는 코인원으로 이날 기준 187개의 코인이 원화마켓에 상장돼있다. 하지만 코인원의 내부 직원은 90명 남짓이다. 사실상 직원 1명당 2종류 이상의 코인을 관리해야 하는 셈이다. 코인을 상장 및 관리‧감독하는 부서는 10명 정도의 작은 규모임을 감안하면 직원 1명이 20개가량의 코인을 관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거래소들도 마찬가지다. 가장 많은 거래가 되는 업비트의 상장 코인 수는 178개고, 원화 마켓에 상장된 코인은 117개다. 하지만 전체 직원은 2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빗썸은 157개의 코인이 거래되고 직원 수는 250명 안팎이다. 코빗은 4대 거래소 중 가장 적은 34개의 코인이 상장돼 있고 직원은 이보다 많은 90명이다. 코빗은 내일(4일) '신세틱스'와 '폴리곤' 2개의 신규코인이 동시에 상장될 예정이다.

국내와 달리 미국, 유럽 등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의 분위기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우량한 코인 위주로 거래되고 있다. 미국 최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엔 4월 말 기준 58개의 코인이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유럽 최대 거래소인 비트스탬프에선 21개, 일본 최대 거래소 비트플라이어에선 5개의 코인만이 거래 중이다.

국내에 상장돼 거래되는 코인 종류가 많은 만큼 상장폐지 코인도 많다. 올해 들어 4대 거래소에서만 시린토큰·크레드·하이콘 등 약 20개 코인이 사업 지속성, 유동성 등 상장 유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폐지됐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코인 공시 체계는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많은 코인들이 쉽게 상장할 수 있고 또 갑자기 폐지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업비트는 지난달부터 기존 공시 체계를 자유게시판 형태로 바꾸기로 예고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전까지 업비트는 각 프로젝트의 공시를 사전에 살펴 걸러냈으나 앞으로는 코인발행주체가 자유롭게 공시를 올릴 수 있게 바꾼 것이다.

다른 거래소 3곳은 가상자산 관련 정보공시 플랫폼인 '쟁글'을 활용하고 있다. 쟁글은 자체 기준을 통해 프로젝트들의 공시를 검증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 규모에 비해 상장된 코인 종류가 너무 많은 건 사실"이라며 "다른 거래소에 없는 코인이 상장되면 그로 인해 유입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걸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 한국과 중국의 거래소들이 알트코인 상장 비중이 높다"며 "국내서 코인투자자는 리스크적인 투자를 많이 하는 특성이 있어서, 국내 거래소들도 그런 점을 반영하다 보니 상장코인 수가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알트코인 상장은 옛날 벤처기업 붐때와 같은 현상으로 보면 될 것 같다"며 "다양한 코인들이 상장돼 거래되는 것은 문제 되지 않지만, 그 중에 건전성이 나쁜 것이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정부가 가상화폐를 제도화된 산업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금처럼 시장이 혼란한 상황에서는 많은 코인들이 거래되는 것에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시장에서 건전성을 높이기에는 한계가 있고, 정부에서 벤처기업 인증하듯이 가상화폐 산업을 제도화해야 투자자들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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