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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SKIET, 결국 '따상' 실패…"과도한 공모가 + 기술주 약세 탓"

기사등록 :2021-05-11 16:02

美 증시서 테슬라 등 기술주 조정…적은 유통물량 불구 주가 지지 안 돼
잇단 공모주 대박에 기계적인 '따상' 기대 커져…SKIET 계기 변화 올 듯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결국 '따상'에 실패했다. 오히려 하한가 가까이 주저앉으며 상대적 박탈감을 키웠다. 장 중 주가는 줄줄 흘러내렸지만 매물을 받아줄 만한 세력은 없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IET는 시초가 대비 5만5500원, 26.43% 내린 15만4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공모가 10만5000원보다는 47.1% 높은 가격이다. 이날 시초가는 공모가의 2배인 21만 원에 형성됐다.

SKIET는 코스피 상장 첫날인 이날 장 초반 6% 가까이 오르기도 했으나 이내 반전되며 마이너스(-)20%대까지 수직 하락했다. 이후 SKIET는 좀처럼 낙폭을 회복하지 못 하고 줄곧 바닥을 기었다.

강대권 보이저자산운용 대표는 "오늘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였던 것이 주된 이유일 수 있다"며 "락업도 많이 걸렸고 매물이 많이 나오는 종목은 아닌데 따라붙는 매수가 없었다. 그 힘이 약했던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어제 미국시장이 기술주 위주로 조정받았는데, 특히 테슬라 같은 전기차 관련 종목들 주가가 많이 내렸다"며 "장도 안 좋은데 그 주요 원인이 기술주고 또 그 대표가 테슬라인데 SKIET가 배터리업체로 테슬라와 관련 있다고 보니, 투자심리가 악화된 듯하다"고 덧붙였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상장 첫날 주가 추이 [자료=삼성증권]

SKIET는 2019년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물적분할돼 설립된 회사로, 최고 품질의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을 생산하는 글로벌 톱-티어(Top-tier) 소재 솔루션 기업이다. 지난해에는 프리미엄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4월 28~29일 이틀간 진행된 SKIET 일반 청약에서 80조9017억 원의 증거금을 모으며, 올 3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세운 역대 최대 기록(63조6198억 원)을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증권사 5곳(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SK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의 통합 경쟁률은 288.17대 1. 이보다 앞서 지난달 22일부터 23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에선 1883대 1이라는 국내 증시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기관투자가들의 63%는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는 의무보유확약도 신청했다.

증권사별 중복 청약이 금지되기 전 마지막 공모 대어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도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드는 데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이어 신기록을 써내려 간 뜨거운 청약 열기에 '따상' 기대감은 증폭됐다. '따상'은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서 형성된 뒤 상한가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7월 SK바이오팜이 상장 이후 '따상상상'을 기록하면서 올해 3월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때도 기대감이 컸으나 '따상'에 그친(?) 바 있다. SKIET의 공모가가 10만5000원임을 감안하면, '따상'의 경우 주당 16만8000원의 차익이 발생한다.

하지만, 결과는 급락세로 나타났다. 홍성원 DB자산운용 주식운용팀 부장은 "밸류에이션이 말이 안 되게 비쌌고, 공모가 자체도 높았다"면서 "오늘 성장주가 안 좋았던 것도 한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SKIET에 대해 "상장 후 주가는 오버 슈팅 과정을 지나 3~6개월 후부터 적정가치에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래 수익을 현재 가치로 계산하는 방법(DCF)을 사용할 경우, 전고체 전지 위협이 크게 부각되기 전까지의 적정 주가 범위는 10만~16만 원"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SKIET 상장을 계기로 향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무조건적인 '따상' 기대감은 약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대권 대표는 "밸류에이션으로 보자면 앞서 따상 기록한 다른 공모주들도 다들 말이 안 됐다"며 "시장분위기가 안 좋은 영향이 제일 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근원적으로는 기계적으로 따상을 기대하는 터무니없는 관행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IPO 종목이 첫날 따상이란 건 어떠한 논리적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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