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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코리아 진출 23년만에 접고, 내달 BAT로스만스로 통폐합...배경은?

기사등록 : 2021-08-0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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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담배 신제품 출시 잇따라...전자담배도 90% 할인 공세
9월 BAT로스만스로 조직 통폐합...체질 개선에 실적 반등 노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글로벌 담배 업체인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의 한국법인(BAT코리아)이 오는 8월 말 해체된다. 9월부터는 BAT 영국 본사의 계열사인 BAT로스만스가 직접 담배를 공급한다. 지속된 실적부진, 유통구조 변화에 따른 체질개선에 나선 것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BAT코리아는 오는 8월 30일 영업 종료를 앞두고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임직원 규모도 800명에서 600명으로 대폭 줄였다.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시작을 예고한 BAT는 최근 신제품 출시와 프로모션 등 저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BAT코리아, 8월말 철수...부진한 실적에 체질개선 단행 

1988년 국내에 출범한 글로벌 담배회사 BAT코리아는 오는 8월 말 영업을 종료한다. 그동안 던힐, 보그, 켄트, 럭키 스트라이크 등 제품으로 한국인의 사랑을 받았지만 최근 누적된 실적 부진과 유통구조 변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은 아니다. 오는 9월부터 BAT로스만스가 담배를 공급할 예정이다.  

BAT 측은 국내 담배 유통구조의 변화가 법인 변경의 주된 이유라는 입장이다. 담배 판매의 주요 판매채널이 기존 소매점에서 편의점으로 전환되면서 유통구조 간소화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BAT 담배 유통은 'BAT로스만스→BAT코리아→유통판매사'으로 이뤄졌었다. BAT코리아가 BAT로스만스로부터 담배를 공급받고 BAT코리아 영업직원들이 제품을 직접 소매점으로 납품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최근 담배 판매 다수가 소매점이 아닌 편의점에서 이뤄지면서 물류업체가 담배 납품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회사로서는 영업사원을 둘 요인이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지속된 실적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BAT는 세계 2위 담배회사이지만 최근 한국 시장에서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BAT코리아의 유통・판매법인 매출액은 2018년 3681억원에서 지난해 3192억원으로 꾸준히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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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1.07.29 romeok@newspim.com

8월 말 BAT코리아가 철수하면 BAT로스만스에서 유통판매사로 직접 담배를 공급하는 식으로 유통구조가 간소화될 예정이다. BAT영업사원이 하던 업무는 물류업체 직원이 담당한다. BAT는 기존 영업직 직원 200명을 유통협력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로 이직해 유사한 업무를 담당하도록 조치했다. 다만 나머지 생산직200명과 사무직 100명은 BAT로스만스로 소속이 변경돼 같은 업무를 맡는다. 사실상 임직원 규모를 800명에서 600명 수준으로 감원한 것이다. 

◆연초 담배 출시 행진...'글로 프로' 90% 할인은 올해 세 번쨰

국내 시장에서 체질 개선을 단행한 BAT는 실적개선을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들어 BAT코리아는 연초 담배 부문에서 신제품 출시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2월 켄트 더블 프레쉬를 내놨으며 5월 던힐 엑소틱 크러쉬를 출시했다. 여기에 지난 19일 캡슐 담배 제품 던힐 파인컷 일렉트릭 크러쉬와 던힐 파인컷 스무스 크러쉬 2종을 추가로 선보인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세 번째 출시다.

특히 신제품 담배들은 출시 이후 2~3개월간 4000원으로 판매됐다. 일반 담배의 통상 가격 4500원 대비 저렴한 가격이다. BAT코리아는 출시 초도 물량이 소진되면 4500원 정가로 판매된다며 엄밀한 저가 공세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2~3개월 주기로 신제품을 내놓은 것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내내 BAT코리아의 주요 제품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팔린 셈이다.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저가 마케팅을 적극 적용했다. 지난 12일부터 3주간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 프로를 90% 할인된 가격인 9900원에 판매하는 할인 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글로 프로의 9900원 할인은 이미 올해 들어 세 번째 진행하는 프로모션이다. 회사 측은 BAT로스만스로 전환되는 9월경 전자담배 신제품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글로 프로' 프로모션은 정가 10만 원인 기기를 90% 할인한 행사다. 수익성보다 전자담배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위해성 저감 제품을 알리기 위한 취지"라며 "향후 소비자들의 수요가 있다면 추가 프로모션에 나설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BAT코리아의 저가 마케팅이 상대적으로 밀린 담배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담배업계 등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은 KT&G가 50%, 필립모리스는 20%, BAT코리아는 12%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BAT가 최근 저가담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담배시장이 보수적인 시장이라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다. 특히 상대적으로 약한 전자담배 부문에서 힘을 쏟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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