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1-08-03 14:35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3일 홍콩 증시에서 텐센트와 넷이즈 등 게임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했다. 중국 관영매체가 온라인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고 비판한 데 따른 것으로, 지난주 중화권 증시를 흔든 중국 당국의 '규제리스크'가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신문인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정신적 아편'이 수천억 위안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하다니!. 어떤 산업, 어떠한 스포츠도 한 세대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발전되어 서는 안 된다>는 문장을 게재했다.
경제참고보는 최근 중국공산당중앙위원회사무국과 국무원판공청이 발표한 '의무교육 단계 학업 부담 및 사교육 부담 경감에 관한 의견'에는 합리적인 전자제품 사용 및 사용시간 제한을 통해 학생들이 인터넷 중독에 빠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운을 땠다.이어 "일부 학생은 하루에 8시간씩 '왕자영요(王者榮耀)' 게임을 한다", "이미 5~6개의 스마트폰을 부숴버렸다. 이에 아이는 아침밥을 먹지 않는다. 돈을 모아 스마트폰을 사서 게임을 계속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고 전했다. 왕자영요는 텐센트가 개발한 중국 최고의 인기 온라인 게임이다.
매체는 "신형 '마약'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했다"고 지적하면서 "2020년 기준 중국 게임시장의 매출은 2786억8700만 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20.71% 성장했는데, 그 중 텐센트 게임의 매출은 1561억 위안으로 절반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홍콩증시에서 게임섹터 대표 종목들이 폭락했다. 이날 오전장에서 텐센트(0700.HK)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23%, 넷이즈(9999.HK)는 11.76% 하락했으며, CMGE 테크놀러지(0302.HK)의 주가는 20.94% 떨어졌다. 오전장에서 텐센트의 시총은 4600억 홍콩달러(약 68조18억원) 이상 증발했다.
이와 함께 양대 게임주인 텐센트와 넷이즈가 포함돼 있는 항셍테크지수의 주가는 2.36%의 낙폭을 기록하며 오전장을 마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당국이 빅테크 규제에 이어 게임 업계로 규제를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고 전했다.
pxx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