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라안일 기자 =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트램) 급전방식 중 안전문제로 배제했던 지면급전 방식 중 하나인 지중매설접촉(APS)도 검토 대상에 놓아 논란이다.
수년간 트램 관련 토론회 등에서 복수의 철도 전문가가 APS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대전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전시는 APS를 도입하면 시간당 50mm 이상의 호우와 폭설 시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해왔다.특히 여름철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집중 호우가 빈번히 발생하는 상황에서 감전사고 발생 등을 우려해 트램 급전방식에서 APS를 사실상 배제했다.
이와 함께 대전시는 APS가 공중전선(가선)보다 건설비가 최대 3.5배 더 비싸다는 점도 '도입 불가' 이유로 꼽았었다.
대전시가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서 승인받은 '대전도시철도 2호선 기본계획'에 따르면 무가선 궤도 건설비는 24억9700만원이다.
APS 도입 시 궤도 건설비만 1km당 최대 17억가량 더 필요하다. 대전역 경유로 대전 트램 전체 연장이 37.8km로 늘어날 예정인 가운데 APS 도입 시 642억여원이 더 필요하다.
대전시는 이 같은 이유로 사실상 제외했던 APS를 비롯해 다양한 방식을 검토 대상에 올리고 저울질 중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28일 시정브리핑에서 트램 급전방식 관련 "여러가지 방식에 관한 이야기는 가능하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어 "대전이 '과학수도'답게 미래사회에 적합한 기술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에 대해서 최종적인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APS, 슈퍼캡, 수소 트램 등 여러 의견이 있고 그것에 대해 최종적으로 어떤 것은 한다는 결론은 나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허 시장은 트램 급전 방식 발표가 연기된 데 대해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급전방식 9월 말 정도 발표하겠다고 말씀드렸다. 8월 말 정도에 중간 용역안이 나왔는데 자문위원회 위원 조언들, 의견들 있었다. 이 부분을 기반으로 대전시장인 제가 최종적인 결정을 해야 하므로 조금 더 늦어지고 있다. 최대한 빠르게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트램 총사업비 증액과 관련해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재 대전 트램은 테미고개 지하화 308억원, 대전역 경유 151억원, 정거장 10여개 추가 36억원, 1편당 40억원에 달하는 차량 추가 편성 등으로 사업비가 10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허 시장은 "토목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예산이 증액된다. 이 사업도 7500억원 정도 계획을 했지만 (트램) 사업을 추진하면서 1000억~2000억원 늘어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시 입장에서는 최대한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애초 설계한 것보다 더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추가적인 사업비를 최대한 국비를 반영하고 행정 절차상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문제가 남은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시장인 제가 잘 풀어나가도록 하면 될 문제이기 때문에 1000억~2000억 내외의 사업비 (증액) 가지고 심각하게 고민할 문제는 아니다. 다 부딪히면서 풀어가면 되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허 시장의 구상과 달리 총사업비를 심의하는 기획재정부가 불가피한 계획 변경에 따른 국비 반영은 인정하지만 지자체의 단순 계획 변경에 따라 늘어난 사업비를 국비로 지원할지는 미지수다.
기재부는 적정성 검토가 끝난 사업에 계획과 다른 내용을 포함할 경우 총사업비 조정 대상이 아니라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대전시가 서대전육교 지하 8차선에 대해 국비 반영을 요구했지만 기재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추가 비용 225억원은 전액 시비로 책임졌다.
대전시가 연내 트램 기본계획 변경안을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어서 내년부터 트램 총사업비 조정을 놓고 대전시와 기재부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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