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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 8.15는 대한민국 독립일…10.21은 '우주 독립일'

기사등록 :2021-10-21 17:21

원할 때 발사할 수 있는 우주 주권 확보
국제 협력시 진정한 파트너로 자리매김

[고흥=뉴스핌] 이경태 기자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대한민국 우주개발의 '이정표'를 다시 썼다. 성공적인 발사로 우리나라는 명실공히 글로벌 우주산업 리더그룹의 일원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좁게는 인공위성을 자국의 능력으로 지구 저궤도에 안착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넓게는 미국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심우주 탐사에 이르기까지 당당히 파트너로서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실이 된 '우주 독립국'..."원할 때 발사한다"

로켓기술은 그야말로 원할 때 우주로 발사체를 쏘아 올릴 수 있는 능력으로, 우주 개발 산업의 핵심 기능이다. 항공우주공학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누리호의 발사 성공에 대해 '우주 주권'을 획득했다고 입을 모은다. 

누리호는 부품 갯수만 보더라도 무려 37만여개에 달한다. 모두 국내 기업이 개발해 조립했다. 이 가운데 발사체의 '심장'인 75t급 액체연료 로켓엔진이야 말로 누리호의 '백미(白眉)'로 꼽힌다.

[고흥=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21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 거치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3단 발사체이며 엔진 설계에서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완성한 최초의 국산 발사체이다. 2021.10.21 photo@newspim.com

75t급 엔진은 경차 75대를 한번에 하늘로 밀어낼 수 있는 추력을 발생시킨다. 국제적으로도 75t급 엔진이 중대형 발사체의 최적화된 표준이 됐다. 미국의 우주발사체 개발 역사를 보더라도 중대형 발사체를 쏘아올리기 위한 엔진은 75t급으로 진화했다.

이렇다보니 75t급 엔진 개발이 우주 주권을 성취할 수 있는 승부처가 됐다. 전 세계를 통틀어도 75t급 엔진을 개발해 발사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 유럽, 러시아, 중국, 일본, 인도에 불과하고 우리나라는 일곱번째 국가가 됐다. 

여기에 이번 발사를 통해 우리나라는 단 분리 발사체의 성능 시험을 완료할 수 있게 됐다. 2018년 11월 진행된 누리호 시험발사에서는 비행엔진 성능만 점검하는 데 그쳤다. 당시 오직 엔진 성능까지만 시험하기 위해 발사를 시도한다는 것이 무모하다는 정부 내부의 목소리도 작지 않았다.

다만 실제 연료를 소화시켜 발사체를 띄워보지 못한 만큼 관련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는 차원에서 비행 시험이 추진됐다. 이번 발사는 지난 시험발사에서 얻지 못했던 2차례 로켓 분리를 성공했다는 데서 상당한 기술 진보를 일궈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누리호 비행 절차를 보면, 이륙한 뒤 1단 분리에 이어 페어링 분리, 2단 분리, 위성 모사체 분리까지 전개된다. 정교한 분리 과정이 진행되지 않게 된다면 성공적인 발사로 평가할 수가 없다. 향후 다양한 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아야 하는 만큼 실제 위성 모사체 분리까지의 단계까지 갔다는 것은 자주적인 위성 발사도 가능하다는 것을 말한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위성항법체계(KPS) 추진에도 말 그대로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보인다. KPS를 구축하려면 상당한 규모의 위성을 궤도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이를 국산 기술로 올려놓을 수 있다 향후 관련 산업을 확대하는 데 상당히 유리한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 관계자는 "누리호를 통해 위성을 원할 때 띄워 올릴 경우, KPS 사업 추진 기간이 단축될 것"이라며 "위성과 관련된 국내 사업 분야가 다양한 만큼 각 분야별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등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고 내다봤다.

우주개발 후진국에서 우주협력 '파트너'로 성장

누리호 발사로 우리나라는 더이상 우주개발 기술을 배워오는 국가가 아닌, 자체 기술을 보유한 국가로 국제적인 위상을 높였다. 

우주개발 산업은 지구 궤도 이하의 사업인 '다운 스트림(Down Stream) 사업과 지구 궤도 밖의 심우주 탐사 등 '업 스트림(Up Stream) 사업으로 구분된다.

[고흥=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21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 거치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의 기립장치가 분리되고 있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 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3단 발사체이며 엔진 설계에서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완성한 최초의 국산 발사체이다. 2021.10.21 photo@newspim.com

당장 다운스트림 사업은 KPS 추진이 해당한다. 정부는 유엔 국제위성항법위원회(ICG) 회원국으로 정식 가입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ICG의 기존 회원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UAE), 호주, 나이지리아, 뉴질랜드 등 12곳이다.

앞으로 한반도 지역에서 KPS를 원활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GPS간 공존성이 확보돼야 한다.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은 ICG 회원국 사이에서 우리나라의 입지를 세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업 스트림 사업으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달 탐사 등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해당한다. 과기부는 지난 5월 27일 미국 항공우주청(NASA)와 아르테미스 약정(Artemis Accords)에 추가로 서명했다. 우리나라는 아르테미스 약정의 10번째 서명국이 됐다. 

미국은 1970년대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50여년 만에 달에 우주인을 보내기 위한 유인 달탐사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위한 국제협력 원칙으로서 '아르테미스 약정'을 수립한 것.

이는 한·미 양국 간 우주분야의 협력에 속도를 낼 뿐만 아니라 나머지 8개 서명국과도 원활한 협력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우리나라가 누리호를 통해 자체 우주수송능력을 보유한 만큼 서명국과의 협력 과정에서 종속국이 아닌 주도국이 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허환일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국제 사회에서 아직 우리나라는 진정한 파트너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며 "누리호 성공으로 우주 국제 공동 협력의 파트너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서도 이번 누리호 발사를 성공한 만큼 우리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며 "우주개발 산업은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가는 게 대세이며 이같은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좀더 무게감이 있는 포지션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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