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1-11-27 07:50
[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없이 선거대책위원회를 개문발차했다. '원톱 리더'를 지향하는 김 전 위원장과 '전권은 없다'는 윤 후보가 맞서면서 윤 후보의 정치적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단 평가가 나온다.
윤 후보를 경선 과정부터 도와온 한 측근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윤 후보는 검찰총장 시절부터 한 사람에게 전권을 준 적이 없었다"며 "권력을 나눠주고 본인이 그 목소리를 직접 다 듣고 결정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도 실무자들의 얘기를 광범위하게 듣고 잘 수긍했다"고 부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총괄상임위원장 직 수락 입장을 하루 만에 뒤집을 정도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영입에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구성 논의 초반부터 인사권을 강조하며 사실상 선대위 전권을 가지겠다는 의도를 드러내왔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선대위를 예로 들며 '사람에 대한 집착'을 경계하기도 했다.
반면 윤 후보는 검찰 시절 대표적인 '주당'으로 꼽힐 만큼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며 의리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전 위원장과의 갈등 뇌관인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윤 후보가 정치 입문 전부터 조언을 구하며 가깝게 지낸 사이라고 한다. 김한길 전 대표와는 윤 후보가 검사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사 외압을 폭로하면서부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김 전 위원장은 경선 이후 캠프 관계자들을 '파리떼' '자리 사냥꾼' 등으로 비유하며 인적 쇄신을 통한 전면 교체를 요구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경선부터 승리까지 자신을 도운 캠프 구성원들과 함께 가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두 사람은 애초부터 함께 갈 수 없는 리더의 유형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 후보의 검찰 선배인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는 통 큰 리더십으로 검찰 내부에서 리더십을 인정받고 검찰총장에 오른 것"이라며 "수사팀장을 맡았을 당시에도 작은 것에 연연하지 않고 큰 방향만 결정하면 수사팀원들의 의견을 굉장히 존중하는 큰형님, 대부 같은 스타일로 조직 운영을 해왔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국민들이 보기엔 검사라는 직업 이미지 자체가 딱딱할텐데 윤 후보는 마음도 넓고 정이 굉장히 많다"며 "한번 인연을 맺으면 작은 인연도 소중히 한다. 그래서 혈혈단신으로 정치권에 들어와서 초기서 안착할 때 도왔던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번 인연을 맺은 사람을 끝까지 챙기면서 "내 편만 챙긴다"는 비판도 있다. 윤 후보가 지난 2019년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자신('대윤')과 함께 '소윤'이라고 불릴 정도로 각별했던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을 감싸려다 위증 논란이 불거졌던 사례는 그가 '내 사람'을 얼마나 중시하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윤 후보는 지난 25일 김 전 위원장을 향한 삼고초려의 뜻을 밝히면서도 총괄본부장 6명을 임명하는 등 선대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을 위한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는 비워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김 전 위원장의 인사 재량권이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김 전 위원장의 원톱 역할에 힘이 빠질 거란 분석이다.
지난 26일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선대위 출범의 시급성을 강조하면서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을 배제한 채 선대위를 꾸릴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jool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