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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소부장④] 마그네슘·네오디뮴, 車·군사장비 핵심소재…中 의존도 심각

기사등록 :2021-11-29 06:00

마그네슘 99.8% 중국산…유럽 수급 불안
네오디뮴, 中 의존도 86.5%…다원화 필요
정부·산업계·연구현장 체감온도 제각각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미국·유럽발 공급망 리스크가 우려되고 있는 만큼 다음 차례는 마그네슘과 네오디뮴일 수 있습니다."

한 합금제조분야 중소기업의 임원이 건넨 말이다. 중국산 소재 확보에 대해 산업계 전반에서는 아직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소재 연관산업의 말단에 있는 중소기업으로서는 불안감을 떨쳐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마그네슘과 네오디뮴은 합금 형태로 산업계에 널리 이용되는 대표적인 소재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공급 리스크가 불거지는 미국과 유럽이 원자재 싹쓸이에 나설 경우, 국내에 미치는 악영향은 당장 내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동차의 심장·발에 쓰이는 마그네슘...유럽 사재기하면 그야말로 '위기'

합금 형태로 대부분의 제조산업에 활용되는 소재가 바로 마그네슘이다. 강도를 높이고 무게를 줄이는 효과를 얻는 만큼 '제조업의 소금'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실제 산업연구원의 산업 아틀라스(Atlas) 모형을 통한 공동분석을 보더라도 마그네슘의 활용 범위는 이번에 분석한 리스크가 큰 5대 품목 중에서 연관 산업 범위가 넓게 나타났다.

마그네슘 연관산업을 보면, ▲증류기·열 교환기 및 가스 발생기 제조업(17.37) ▲탭·밸브 및 유사 장치 제조업(15.96) ▲제강업(11.55) ▲알루미늄 제련·정련 및 합금 제조업(10.34) ▲변압기 제조업(8.24) ▲일반용 도료 및 관련제품 제조업(6.17) ▲제철업(6.01) ▲타이어 및 튜브 제조업(5.97) ▲기타 1차 철강 제조업(5.81) 등으로 나타난다.

관련 소재업계에서는 마그네슘이 단연 자동차 산업에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말한다.

실제 자동차 산업에서 구동과 이동 역할을 하는 부품 제조에 마그네슘이 집중적으로 투입된다. 자동차부품 업계에 따르면, 마그네슘 합금 비율이 높은 부품으로는 전력변환장치인 인버터 하우징, 차량 바퀴 부분인 스티어링 휠, 스티어링 칼럼 등이 꼽힌다. 스티어링 휠의 경우, 합금 내 마그네슘 함유율이 무려 70%에 달할 정도다. 스티어링 휠 제작업체로서는 마그네슘 수급 변화를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마그네슘 소재 관련 부품업체들은 최근 유럽발 마그네슘 비축 소진 리스크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은 탈탄소 정책을 비롯해 전력난을 핑계삼아 마그네슘 생산량을 평소의 40%로 줄인 바 있다. 중국 마그네슘의 절반이 넘는 물량은 유럽으로 수출된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독일로 향한다. 일각에서는 유럽의 마그네슘 비축 물량 소진이 이달 중에 나타날 것으로도 예상한다.

유럽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다. 유럽이 물량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중국에 100% 가깝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산업이 공급 대란을 겪게 될 수도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제공하는 마그네슘 국가별 수입 의존도 현황을 분석해보면 우리나라의 중국 의존도는 무려 99.8%에 달한다. 미국이 0.2%, 오스트리아가 0.0008%이다. 중국산 마그네슘이 한국 합금 시장을 사실상 지배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급에 비해 수요량이 늘어나는 상황에다 중국의 감산 일정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마그네슘 시장 가격도 출렁거린다.

한국광해공단의 자원가격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월 27일 기준 마그네슘 가격은 1톤당 2185달러였으나 올들어 지난 9월 24일에는 4배 수준인 8615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근 일부 조정이 됐지만 지난 26일 기준 5400달러 수준으로 1년 전 대비 2.5배가 오른 가격을 나타냈다.

유럽발 비축 물량 부족 현상이 가시화되면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예측에도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김동수 산업연구원 해외산업실장은 "의존도를 보더라도 수입 대체국을 찾는 게 쉽지 않고 이를 단기간에 바꾸기도 어렵다"며 "글로벌 시장 자체가 계속 출렁거리는데 불안하면 사재기를 할 수 밖에 없는 게 현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군사장비·전기차 제조의 핵심인 영구자석…미국에 우선순위 밀리나

희토류의 대표주자로 명실공히 '네오디뮴'이 꼽힌다. 희토류 소비의 4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소재다. 네오디뮴은 영구자석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이 네오디뮴은 군사장비를 비롯해 전기차 산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원자재다. 네오디뮴의 산업 연관성을 보면, ▲금속 열처리업(32.89) ▲철도 차량 부품 및 관련 장치물 제조업(31.88) ▲금속 스프링 제조업(18.51) ▲수상 금속 골조 구조재 제조업(16.66) ▲금속탱크 및 저장 용기 제조업(16.63) ▲수동식 식품 가공 기기 및 금속 주방용기 제조업(15.12)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분석한 5대 소재 가운데 산업 연관성 지수가 다양한 산업에 골고루 높게 반영된 소재로 꼽힌다.

네오디뮴은 우리나라보다 미국에서 더 중요한 전략 물자로 평가된다. 네오디뮴 성분이 상당부분 섞인 영구자석이 전기자동차 이외에도 최근에는 미국의 스마트폰, 첨단무기까지 쓰이기 때문이다. 

실제 네오디뮴 영구자석은 미 국방부의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다목적 전투기인 '조인트 스트라이크 파이터'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글로벌 소재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보다도 미국이 네오디뮴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와함께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오는 2025년께 네오디뮴 공급난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차세대 운송 분야의 주인공이 될 전기차는 다른 소재 뿐만 아니라 네오디뮴 공급망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다만 미국은 중국산 네오디뮴 수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미국 관련산업이 안전보장상 위협을 받고 있는 지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관련 조사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내년 6월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수입제한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추가관세도 발령할 수 있다는 게 미국측의 입장이다.

우리나라도 네오디뮴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를 해소할 방법을 찾기 위해 팔을 걷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우리나라의 네오디뮴 국가별 수입 의존도를 보면, 중국이 86.5%로 단연 1위다. 이어 필리핀 12.1%, 미국 0.3%, 일본 0.2%, 독일 0.2%, 베트남 0.2%, 네덜란드 0.1% 순이다.

중국이 전략적으로 네오디뮴 공급 규모를 줄이는 것에 대비해 우리나라 역시 대안 찾기에 바쁜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KSM메탈스가 국내 최초로 네오디뮴 금속 생산에 나서고 있는 만큼 공급망 자립화도 예고된다. KSM메탈스는 네오디뮴 금속 생산을 목표로 지난 6월 설립돼 내년 생산설비 가동을 예고한 상태다.

당장은 네오디뮴 공급망 자립화는 어려운 만큼 해당 업계는 네오디뮴의 가격 동향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실제 네오디뮴의 가격을 살펴보면 지난해 11월 26일 기준 1톤당 7만6750달러에서 지난 3월 4일 10만7750달러로 상승했다. 이후 지난 6월 4일 1년 중 최저가를 찍은 뒤 지난 25일까지 거침없는 가격 상승곡선을 그려 13만8250달러까지 치솟은 상태다. 최근 최저가 대비 2배 가량 가격이 상승했으며 향후 수급 불안정으로 추가 상승도 예고된다. 

박소희 산업연구원 동북아산업실 연구원은 "네오디뮴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채굴하는 데 한계가 있는 소재"라며 "영구자석의 경우, 일본이 혁신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는 등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대비를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산업계·연구현장의 공급망에 대한 체감 온도차 커

마그네슘, 네오디뮴 등 소재 공급망 위축 리스크가 우려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체감도가 각기 달라 정책 마련에도 다소 혼선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가운데 마그네슘에 대한 정부, 산업계, 연구현장의 입장에 다소 온도차가 있다는 것이 문제다. 자동차제조 관련 업계에서는 일부 우려에 대해 공감을 하나 대체적으로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

자동차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마그네슘이 국내에 들어오지 못해 생산이 안되고 제품이 만들어지지 않고 하는 등의 문제는 전혀 없다"며 "수급 변동 등에 대해 기업이 매번 확인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정보를 주지 않는다면 리스크와 관련된 예측을 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또 "마그네슘은 알루미늄으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11일 오후 서울 KOTRA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관 합동 공급망 안전 점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날 회의에는 정부와 코트라, 무역협회, 무역보험공사 및 한국수입협회, 요소 등 수입업계,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바이오, 이차전지, 철강, 석유화학 등 주요 업종 협・단체 관계자가 참석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2021.11.11 photo@newspim.com

산업통상자원부의 경우, 최근 불거진 중국산 요소 품귀 사태로 위기를 느꼈으나 나머지 원자재에 대한 수급난을 직접 체감하지 못한다는 입장이기도 하다. 다만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차원으로 관심 품목을 늘려나가는 상황이다. 

반면 자동차산업 연구분야에서는 일부 제기되는 대체 소재 활용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비추기도 한다.

마그네슘을 알루미늄 합금으로 대체할 수는 있으나 제조 공정 상 소재를 바꿀 경우, 최소 4~8개월정도의 전환기가 필요한 만큼 즉각 대응이 어렵다는 게 연구현장의 목소리다. 아예 알루미늄 소재를 쓰지 않는 중소 부품업계로서는 체질 개선이 어려워 폐업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세훈 한국자동차연구원 첨단구조소재연구센터장은 "자동차 공정에서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제기되지만 실제 국내 완성차 기업들은 이같은 소재 전환에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을 보인다"며 "새로운 소재를 적용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지 모르기 때문에 국내 기업은 해외의 적용사례에서 문제가 없어야만 뒤늦게 이를 적용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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