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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전지현·청와대 김성령·퀸메이커 김희애, 미디어 속 달라진 여성들

기사등록 :2021-11-30 18:09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전지현부터 이영애, 김성령, 김희애와 문소리까지. 드라마 속 여성의 롤이 달라졌다. 어느새부턴가 이들이 국내 톱 '여배우'라는 말이 더이상은 무색한 수식어가 됐다. 이제는 여성도 산악 레인저, 사설 탐정같은 특수 전문직부터 한 나라의 정계를 좌우하는 대표 정치인이 돼 드라마의 서사를 이끈다.

◆ 이제껏 본 적 없는 특수 전문직 소화…전지현·이영애 등 K드라마의 중심 '우뚝'

현재 방영 중인 tvN 드라마 '지리산'의 주연은 자타가 공인하는 톱 배우 전지현이 주연으로 출연 중이다. 그는 극중 지리산 국립공원의 최고의 레인저 서이강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상대역인 주지훈과 투톱을 이루지만, 신입 레인저 역을 소화하는 주지훈에 비해 더 경험이 많고 믿음직한 선배로 활약한다. 기존에 다수 드라마에서 일반적으로 남자 배우가 경력이 더 풍부한 전문가로 등장했던 것과는 배치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tvN 지리산] 2021.11.30 jyyang@newspim.com

특히 전지현이 맡은 레인저라는 직업을 다룬 드라마는 국내에서 '지리산'이 최초일 정도로 일반인들에게는 낯설다. 산악 구조대원을 일컫는 용어로 산에서 인명구조를 수행하는 만큼 특수 훈련이나 극한 상황에서 생존, 구조 능력을 갖췄다. 과거에는 미디어를 통해 노출되는 여자 배우의 캐릭터가 주로 구조를 기다리는 축이었다면 이제는 구도가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전지현은 실제로 드라마에서 거침없이 절벽을 오르내리며 손에 땀을 쥐는 액션을 선보이는가 하면, 화마를 뚫고 아이들을 구출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레인저로서 활약을 그려냈다. 

이영애 주연의 JTBC 드라마 '구경이'에서도 특수 전문직종을 맡은 여성의 롤이 부각된다. 전 강력팀 형사이자, 현재는 방구석 의심러에 불과하지만 과거의 경험을 십분 발휘하며 놀라운 추리를 내놓는 사설 탐정. 해외 영화에서나 볼 법한 설정을 배우 이영애가 입었다. 방에서 은둔한지 오래된 탓에 추레한 차림새지만 타이틀롤 '구경이'를 둘러싼 모든 사건과 이야기는 그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JTBC 구경이] 2021.11.30 jyyang@newspim.com

특히 '구경이'에서는 구경이와 대립하면서도 묘한 관계로 얽히는 케이(김혜준), 속내를 숨기고도 공조에 나서는 힘의 상징 용국장(김해숙)까지 모조리 여성 배우들이 맡아 열연 중이다. 극이 진행되면서 계속해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 속에서 진실을 추적하고, 서로를 속고 속이며 두뇌 싸움을 벌이는 주체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 바로 이 점에 시청자들이 열광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퀸메이커'…전면에 나서는 '정치하는 여자들'

국산 토종 OTT 웨이브에서 공개된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는 갑작스레 문체부 장관이 된 금메달리스트 출신 이정은(김성령)이 정치평론가 남편의 납치 사건으로 동분서주하다 엉뚱하게 대선 잠룡이 돼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드라마 역시 김성령 주연에 배해선이 야당 4선 의원 차정원 역으로 등장하며 여성들의 카리스마 대결을 보여준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웨이브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2021.11.30 jyyang@newspim.com

TV 드라마로 방영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역시도 드라마 매니아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문체부 식구들의 리얼한 직장 생활부터 웃픈 경호원 스토리까지 다채로운 에피소드가 몰아치는 가운데 극중 이정은과 차정원, 맹소담이 부조리에 당당히 맞서며 현실 정치를 꼬집는 시원한 사이다 장면을 연출한다는 평가다. 정은의 수행비서 김수진 역의 이학주, 남편 김성남 역의 백현진은 정치판에 뛰어든 여성들을 받쳐주는 역할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넷플릭스에서 제작 계획을 알린 '퀸메이커'에서도 정치하는 여자들이 전면에 나선다. 이 드라마는 이미지 메이킹의 귀재이자 대기업 전략기획실을 쥐락펴락하던 황도희(김희애)가 정의의 코뿔소라 불리며 잡초처럼 살아온 인권변호사 오승숙(문소리)을 서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선거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주연 캐스팅 단계부터 김희애와 문소리의 합류 소식으로 업계가 떠들썩했던 바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김희애와 문소리 [사진=YG엔터테인먼트, 씨제스엔터테인먼트] 2021.11.30 jyyang@newspim.com

오는 12월 개봉을 앞둔 영화 '킹메이커'가 실화를 모티브로 한다면, '퀸메이커'는 현실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야기를 다룬다. 여성 인권변호사와 대기업 전략기획실 출신 홍보 전문가가 어떻게 힘을 합쳐 극중 정치현실을 바꾸어 내는지 모두가 주목하는 이유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의 김성령은 인터뷰를 통해 "누구 엄마가 아닌 문체부 장관 역이 좋았다"고 달라지는 드라마 경향을 얘기했다. 그리고 그 최전선에 김희애, 문소리, 이영애, 전지현 등 국내 최고의 배우들이 포진해있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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