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3-02-13 15:08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독자경영 노선에 돌입한 한화그룹 3남 김동선 전략본부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신사업을 총괄하고 있지만 그룹 내 영향력은 아직 미미한 만큼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우거나 신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화솔루션은 13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갤러리아부문 인적분할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한화솔루션의 한 사업부문이었던 갤러리아는 내달 1일부터 지주사인 ㈜한화의 자회사로 변경된다. 지난 2021년 4월 한화솔루션에 합병된 지 2년 만에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마치고 별도 법인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한화그룹의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초점은 김동선 본부장에 맞춰져 있다. 김동선 본부장은 그간 그룹 내 승마사업을 맡으며 경영 전면에 나서는 일이 드물었다. 그러다 지난 2021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전략부문장(전무)을, 지난해 갤러리아에서 신사업부문장을 본격적으로 외부 활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다보스포럼 직후 스페인으로 날아가 한화가 직접 운영하는 이베리코 농장으로 찾아 현장 점검에 나섰다. 갤러리아는 올 하반기 이곳에서 생산된 프리미엄 이베리코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유통·리조트 사업 그룹 내 매출비중 1.8%...M&A 나서나
재계에선 파이브가이즈나 이베리코 수입은 앞으로 김 본부장이 보여줄 경영 행보 중 걸음마 단계로 보고 있다. 삼형제간 경영 승계 밑그림이 대강 완성된 가운데 아직 김 본부장의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승계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한화에너지는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율을 보면 김동관 부회장이 50%,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본부장이 각각 25%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형제간 승계 비율에 대략 50대 25대 25로 나눠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방산·에너지를 맡고 있는 김 부회장과 금융을 맡고 있는 김 사장에 비해 아직 김 본부장이 맡고 있는 그룹 내 비중은 크지 않다. 지난해 기준 갤러리아 매출액은 5413억원,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매출액은 5675억원이다. 두 회사의 총 매출액은 1조1088억원이다. 지난해 기준 한화그룹 전체 매출액이 61조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며 김 본부장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룹 내 비중이 2%(1.8%)가 채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화그룹이 유통사업부문에서 대규모 M&A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주력 사업인 갤러리아 백화점은 프리미엄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외향을 키우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파트너스가 출구 전략을 세울 시기가 다가오면서 한화그룹이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기하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와 같이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갖춘 유통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2003년 롯데그룹에 매각하기 전 까지 대형마트인 한화마트를 운영한 경험이 있고, 2016년까지 편의점 씨스페이스를 가지고 있었다. 유통사업 역사도 긴 만큼 대형마트 인수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2조원을 투자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등 한화그룹이 M&A에 공격적이라는 점에서도 힘을 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에너지)지분율을 감안했을 때 현재 김 본부장의 입지는 미미하다"며 "신사업으로 '건강한 프리미엄 먹거리' 사업을 추진함과 동시에 대형 M&A로 유통업계와 그룹 내 위상을 단숨에 바꿀 수 있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