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3-08-21 17:13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예전엔 기업들도 전경련이 가진 미국 등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4대그룹은 전경련에 탈퇴하고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체적으로 해외 공급망과 대관 조직을 강화했죠. 이젠 굳이 전경련에 의지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한 4대그룹 관계자의 말이다.
4대그룹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재가입이 임박했다. 지난 18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임시회의를 거쳐 조건부로 전경련 재가입을 결정했다. 이에 삼성 계열사 및 삼성의 결정을 예의주시하던 4대그룹 주요계열사 역시 전경련에 재가입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선 전경련이 경제단체 맏형이란 예전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선 새로운 시대,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경제단체로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SK그룹은 지난 3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글로벌공공대응(Global Public Affair·글로벌 공공업무)팀을 신설했고, LG그룹은 지난 7월LG경영개발원 산하 글로벌 대응 총괄 조직인 '글로벌 전략센터'를 출범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역시 글로벌 대응 조직을 일찌감치 꾸리고 전문 인력을 확보해 운영하고 있다. 한미재계회의 등 전경련이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에 대한 4대그룹사들의 필요성이 과거보단 크게 줄었다.
반면 4대그룹이 필요로 하는 경제단체의 역할도 생겼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빠르게 변하는 국제질서 안에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 졌고, 국가간 연대와 협력도 필요하다"면서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바이오 등과 같은 사업들은 4대그룹들이 하고 있고, 국가 간 경쟁이 중요한 산업인 만큼 이와 관련한 기업의 요구사항을 정부에 전달할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4대그룹이 전경련에 복귀한다는 것 자체로 전경련이 과거 위상을 되찾았다고 할 순 없다. 전경련이 4대그룹 복귀와 함께 경제단체로서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지금 시대에 대기업이 필요로 하는 경제단체의 새로운 역할부터 확립해 스스로 존재가치를 입증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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