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4-08-06 15:23
[세종=뉴스핌] 백승은 기자 = 한국소비자원의 집단분쟁조정 신청 건수가 5000건을 넘었지만 피해 구제 가능성은 희박하다. 집단분쟁조정은 권고 사항일 뿐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1일부터 신청받은 집단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6일 오전 9시 기준 5360건이다.
◆ 티메프 사태 피해자 5000명 돌파…집단분쟁조정 '벼랑 끝 실마리'소비자원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피해는 상담을 거쳐 한국소비자원의 피해구제, 분쟁조정, 피해구제 단계를 거친다. 이때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분쟁 조정 단계에 돌입한다.
분쟁 조정 단계에서 같은 물품 또는 비슷한 유형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가 50명 이상일 경우 집단분쟁조정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소비자원은 위메프와 티몬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에 대해 ▲소비자가 해당 계약의 청약철회를 요청하였으나 대금 환급을 거절한 경우 ▲판매자의 계약불이행을 이유로 대금 환급을 요청하였음에도 이를 거절한 사례에 먼저 집단분쟁조정 신청을 받기로 결정했다.
◆ 7000건 이상 접수된 머지포인트 집단분쟁조정…피해 보상은 '0원'
문제는 소비자와 사업자가 모두 조정결정에 대해 동의할 때만 성립한다는 점이다. 둘 중 하나라도 동의하지 않을 경우 조정결정은 불성립한다.
지난 2022년 신청 건수가 7203건을 넘었던 머지포인트 역시 손해배상 결정이 내려졌지만 불성립돼 피해자에게 돌아간 환급 또는 손해배상액은 없었다.
당시 소비자원은 5467명의 소비자가 배상 대상이며,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와 실사주인 권보군 머지플러스 최고전략책임자가 약 22억원의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머지플러스 계열사 머지플러스도 19억 7000만원의 손해배상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머지포인트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집단분쟁조정은 불성립으로 끝났다.
지나치게 오랜 기간이 걸린다는 점도 문제다. 소비자원은 지난 2021년 8월 11일부터 9월 6일까지 머지포인트 집단분쟁조정 신청자를 모집하고 9월 9일 사건을 접수했지만, 절차 개시는 6개월이 지난 후인 이듬해 3월에야 진행했다. 조정 결정을 내린 것은 9개월이 흐른 2022년 6월이었다.
소비자원은 위메프·티몬 집단분쟁조정이 불성립되는 경우 소송지원변호인단을 통해 집단소송을 지원할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소송 지원 역시 무용지물한 지원책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머지포인트 집단분쟁조정 불성립 이후에도 소비자원은 신청자를 대상으로 소송을 지원했으나, 신청인의 절반에 가까운 47%(2581명)가 소송 지원을 포기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집단분쟁조정 결과는 법적 구속력이 없고 업자 또는 피해자 중 어느 한쪽이라도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결과는 불성립한다"라면서도 "현재 (티메프 사태의 경우) 집단분쟁조정 신청 단계에 불과해 불성립 이후 조치에 대해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100wi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