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4-10-26 14:00
[사천(경남)=뉴스핌] 김아영 기자 = "KF-21은 소리부터 다르다. 하늘 찢어지는 거 아니야?"
오는 27일까지 경남 사천비행장에서 진행되는 '2024 사천에어쇼'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단연 KF-21이었다. 관람객들은 KF-21 앞에 모여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기념사진을 찍었고, 시범 비행시간에는 '엄청나다'라는 감탄을 쏟아냈다.
지난 24일 개막한 이번 에어쇼는 사천시와 대한민국 공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공동 주최했으며 총 9개 분야 85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홀수 연도는 사천시 행사로, 짝수 연도는 공군과 함께 개최한다. 올해는 공군과 함께 개최하는 첫 번째 에어쇼다.
KAI뿐만 아니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 국내 대표 방산 기업들도 이번 에어쇼에 부스를 마련했다.
특히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한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것에 관람객들은 흥미를 느꼈다.
진주에서 부모님 손을 잡고 체험학습을 온 김민철 학생(11)은 "조종사가 꿈이라 다양한 비행기를 직접 볼 수 있어서 좋다"며 "비행기 내부까지 보기는 힘들어 아쉬웠는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내부를 구경할 수 있다고 해 등록하고 순서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KAI는 기술교범(IETM) 3D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제작한 IPS 교육 가상 시나리오를 선보였다. 쉽게 말해 전투기를 정비하거나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들어있는 책자를 3D 도해를 적용해 전자화한 것으로 보면 된다. 전투기 모델은 KF-21이 적용됐다.
기자도 현장에서 대기 후 직접 체험했다. 시뮬레이터를 보기 위한 장비를 착용하면 눈앞에 전투기 내부 상황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컴퓨터 마우스를 통해 화면을 옮겨 다니듯 컨트롤러를 이용하면 전투기 내부 어느 곳이든 이동할 수 있었다.
책자형 교재보다 현실감 넘치고, 현실에서는 작동할 수 없는 내용(기총 발사 과정·사출 과정)을 가상현실을 통해 교육함으로써 고객들의 이해의 폭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부품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고 수리 과정을 익히는 것도 가능했다. 또한 외부 연동 기술을 통해 고객이 군수 정보 체계로 바로 접속해 부품 청구까지 가능하게 만든 점도 눈에 띄었다.
더 나아가 KAI 정비사와 공군 정비사가 가상공간에서 만나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며 정비할 수 있는 것도 가능하다고 KAI 측은 설명했다. 이 경우 유지‧보수(MRO) 서비스에도 적용 가능하다.
KAI 관계자는 "정비는 관련 인력이 현지로 이동해야 하는 시공간적 제약이 큰 영역"이라면서 "원격정비가 가능하면 제약이 사라지게 되므로 가동률 증가와 유지비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옆 공간에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스에서는 항공 엔진을 볼 수 있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항공 엔진 완전 국산화를 위해 만들어진 모형"이라며 "KF-21과 사이즈는 똑같지만 출력과 연료 감소율을 10%씩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엔진 국산화를 위해서는 소재가 굉장히 중요하다. 현재 한국에서는 64종 가운데 17종이 개발됐다.
LIG넥스원은 AESA레이더와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 KGGB 모형을 전시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전투기를 국산화시켰으니 무기를 국산화해야 하는 게 다음 단계"라며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을 개발하고 있고, 향후에도 미사일들을 하나씩 국산화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KAI는 사천에어쇼를 국제적 수준의 우주항공방위산업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주청 개청에 따른 우주항공방위산업의 전략적 육성과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 확대를 위해서다.
강구영 KAI 사장은 "사천에어쇼가 우리나라의 우수한 국방력과 미래 우주항공 전력을 고객에게 선보이고 수출까지 이뤄지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2024 사천에어쇼에서는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와 호주 폴베넷 에어쇼팀의 곡예비행도 관람할 수 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