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4-12-07 21:28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7일 국회에서 투표불성립으로 폐기됨에 따라 여야의 대치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특히 윤 대통령의 거취를 놓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임기 단축 개헌 등 질서 있는 퇴진을 주장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을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어서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론의 향방이 최대 변수라는 점에서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한 여야의 '프레임 전쟁'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은 윤 대통령이 조기 퇴진을 약속한 만큼 '여야 합의를 통한 임기 단축 개헌'이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는 최선의 방안임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한 '국민의힘=윤석열당' 프레임을 앞세워 대여 압박과 대국민 홍보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위한 임기 단축 개헌을 당론으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질서 있는 조기 퇴진론이다. 국민의힘은 이 개헌 카드로 야당과 협상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책임 총리제와 거국 중립내각 구성도 카드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 야당을 대화 테이블로 유도하는 게 당면 과제다.
관건은 야당의 강경한 입장이다. 당장 야당은 윤 대통령의 담화에 "실망스럽다"며 "즉각 퇴진하라"고 여당을 압박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탄핵과 하야가 유일한 방법이라고 본다. 질서 있는 퇴진은 아예 논의 대상에서 뺐다.
질서 있는 퇴진은 여야 합의가 필수로 야당이 주도권을 쥐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민주당의 수용 가능성이 거의 없다. 국민 여론이 최악인 상황에서 탄핵을 밀어붙이고 그 여세로 대선까지 직행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전략이다. 민주당은 이날 탄핵안이 폐기되자 곧바로 탄핵안을 내기로 했다.
야당은 현 정권에 등 돌린 국민 여론을 앞세워 윤 대통령 탄핵을 끝까지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큰 리스크는 대통령의 존재 자체"라며 "해결 방법은 대통령의 즉각 사퇴, 아니면 탄핵에 의한 조기 퇴진 외에는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의 퇴진, 또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리스크, 내란 사태 주범의 대통령직 해제를 적극적으로 신속하고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탄핵과 하야가 유일한 해법임을 못 박은 것이다.
따라서 윤 대통령의 거취를 둘러싼 여야 간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의 힘겨루기에 영향을 미칠 변수는 두 가지다. 여론의 흐름과 국민의힘의 단일대오 유지 여부다. 여론이 어느 편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정국 흐름이 바뀔 수 있다. 여야가 대국민 홍보에 당력을 집중하는 이유다.
종속 변수는 여당이 앞으로도 단일대오를 유지하며 야당이 계속 올릴 윤 대통령 탄핵안을 막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일단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임기 단축 등 조기 퇴진을 약속함으로써 여당에 탄핵 반대의 명분을 줬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윤 대통령 탄핵안의 반대 당론을 정한 배경이다.
무엇보다 큰 변수는 여론의 흐름이다. 여론이 더 악화할 경우 여당의 단일 대오가 흔들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렇게 되면 탄핵안이 처리될 수 있다.
거꾸로 여론이 질서 있는 퇴진에 힘을 실을 경우 여야 타협이 시작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최대 쟁점은 퇴진 시점이다. 이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맞물린다. 선거법과 위증 교사 혐의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내년 말까지는 나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민주당은 조기 대선을 위해 최대한 퇴진 시점을 앞당기려 할 것이다. 민주당은 계엄사태 발생 전 임기 2년 단축 개헌을 제의한 바 있다. 따라서 조기 퇴진 시점을 놓고 여야의 힘겨루기가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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