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5-01-02 13:26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항의하며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고위급 참모들이 사의를 표명했으나 국정 혼란이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직 의사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2일 오전 정진석 비서실장이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정 실장은 전날 오전 헌법재판관 임명을 강행한 최 권한대행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최 권한대행은 정 실장의 사의만 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 실장은 사무실 정리에 나섰으나, 오후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최 권한대행은 3~4차례 정 실장에게 전화해 "오전 결정을 번복할 수밖에 없다. 내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직접 설명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은 이날 오전 수석 비서관회의에서 자신과 함께 사의를 표명한 수석들에게도 사의를 만류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실 참모들까지 대거 사퇴해 국정 혼란이 야기되고 야권에 공격 빌미를 주는 최악의 그림은 막아야 한다는 공통 인식이 있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른 대통령실 참모들 역시 사의를 번복하고 업무를 지속할 방침이다. 다만 일부 장·차관과 대통령실 참모들이 최 권한대행에 대해 "월권행위를 했다"는 불만을 계속 표출하고 있어 헌법재판관 임명 파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은 전날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직후 이례적으로 "'권한대행의 대행' 직위에서 마땅히 자제돼야 할 권한의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수석 이상 참모 전원은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 직후에도 한 대행에 사의를 표하는 등 비상계엄 사태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한 책임 차원이라는게 일관된 입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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