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지난달 미국의 근원 물가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완화세를 보였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완화하면서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며 주식시장도 크게 안도한 모습이다.
미 노동부는 15일(현지시간) 지난해 12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 달 전보다 0.2% 상승했다고 밝혔다. 앞서 4개월간 근원 CPI의 월간 상승률은 0.3%의 오름세를 보였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근원 CPI는 3.2% 올랐다. 근원 CPI는 헤드라인 수치에서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수치로 경제 전문가들은 이 지표가 헤드라인 CPI보다 기조 인플레이션을 더 잘 보여준다고 보고 있다.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3%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헤드라인 CPI는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0.4% 올랐는데 이 중 40%는 에너지 물가 오름세에 기인했다. CPI는 전년 대비 2.9% 상승했다. 이는 모두 경제 전문가 기대에 부합하는 수치다. 다만 직전 달인 11월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7% 각각 상승했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오는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낮출 것이라는 기대를 자산 가격에 반영 중이다. 이는 보고서 발표 전 7월보다 앞당겨진 것이다.
여전히 투자자들은 오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6월과 12월 총 2차례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은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CPI 상승은 식품 가격과 항공료, 신차 및 중고차, 자동차 보험, 의료 물가에 의해 주도됐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재화 가격은 전월 대비 0.1% 올라 11월 0.3%보다 상승 폭을 줄였다.
서비스 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용은 지난해 12월 2개월 연속으로 0.3%의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날 보고서 발표 이후 주식 및 채권 시장은 안도 랠리를 펼치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 오전 9시 23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12.5bp(1bp=0.01%p) 내린 4.663%를 가리켰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10.1bp 하락한 4.264%를 나타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을 압박했던 국채 금리 상승이 잦아들고 개장 전 발표된 대형 은행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주식 시장도 상승 개장을 준비 중이다. 같은 시각 E-미니 다우선물은 1.52%, E-미니 S&P500 선물은 1.39%, E-미니 나스닥100 선물은 1.67%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코타 웰스의 로버트 패블릭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수치는 예상보다 더 잘 나왔고, 시장에 비농업 고용 보고서와 함께 경제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을 만한 이유를 제공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적어도 조금은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살 과이에리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더 싸울 일이 남았으며 그것은 연준이 여전히 제한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더욱 천천히 하겠다는 계획으로 옮긴 이유"라며 "이번 달은 동결할 것이며 다음 주 나오기 시작할 수 있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이 분명해질 때까지 금리 인하를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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