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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 팝아트전..."음악 지루해져서 그림 그렸다"

기사등록 : 2025-02-2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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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상, 화가 백남준은 대한민국의 자랑
AI 시대에도 예술의 창조성은 모방 불가능
방탄소년단, 김연아, 손흥민의 나라 자랑스러워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가수 겸 화가인 조영남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층 어바웃 프로젝트 라운지에서 그림전을 연다. '놀라운 변신, 한국의 팝아트, 조영남'전에는 그의 최근작 등 30여 점의 유화가 선보인다. 19일 오후 5시 열린 전시 오프닝 토크쇼에서 조영남은 관객들과 자신의 그림과 인생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이번 전시회는 3월 2일까지 계속된다. 다음은 관객들과 나눈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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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화가이자 가수인 조영남이 그림전에서 갤러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오광수 전문기자] 2025.02.21 oks34@newspim.com

- 오늘 전시회를 축하해 주시기 위해 정대철 전 국회의원이자 대한민국 헌정회 회장님이 오셨습니다. 두 분의 인연은?
"제가 왜 윤여정과 결혼했냐면 대철이 형님이 어느 날 나를 불러 윤여정이 결혼 상대로 괜찮다고 추천했어요. 그래서 청혼도 하고 결혼도 했죠. 결혼식이 끝나고 신혼여행 때 미국에 살던 대철이 형님 댁에 갔던 기억이 있어요."

- '놀라운 변신! 한국의 팝아트, 조영남'이라고 그림전 제목을 내거셨는데?
"팝아트는 누구나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그림이죠. 제 그림도 전혀 어렵지 않아요. 깔깔거리며 볼 수 있는 그림들이죠. 모두 안 웃기는 게 없어요. 클림트나 에곤실레처럼 심각한 그림이 아닙니다. 저는 스스로 재미스트라고 얘기해요. 그래서 그림도 재미없으면 안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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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조영남의 '극동에서 온 꽃' 시리즈. [사진 = 조영남 제공] 2025.02.21 oks34@newspim.com

- 처음 그림을 그리게 된 동기는?
"간단해요. 음악이 돈벌이가 되다 보니까 스트레스가 쌓여요. 음악이 피곤해져서 이렇게 살면 안 되겠구나 생각하면서 미술을 시작했어요. 제가 사실 삽교중학교와 용문고등학교 때는 그림을 잘 그렸어요. 고등학교 때는 미술반장도 했어요. 대학 시절에 김민기를 만나서 그림에 빠져든 거죠."

- 끊임없이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AI 시대를 맞아 저도 제 예술 행위에 대해 걱정을 했어요. 그림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근데 최근 들어서는 잘만 버티면 가능하겠다고 생각이 들었죠. AI로 그런 그림이 똑같이 그려도 발상은 AI도 못 할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미술을 계속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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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조영남 '조선엄마의 고무신 배'. [사진 = 조영남 제공]  2025.02.21 oks34@newspim.com

- 선생님 그림 중에 '극동에서 온 꽃' 시리즈를 좋아해요.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을 보니 색상이 좀 더 서정적으로 바뀌었던데 이유가 있으신지요.
"나이가 든다는 건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어요. 나이가 들수록 감정이 깊어지는 거죠. 제 그림에 변화가 있다면 그런 감정의 깊이가 그림으로 표현된 거겠죠. 사실 그런 변화를 미술 하는 사람들이 가장 재미있게 느끼는 거예요."

- 태극기 그림은 어디에도 없는 독창적인 그림인데 어떤 생각으로 그리신 건지요?
"성조기를 그려서 유명해진 팝아트 화가가 있어요. 그걸 보고 저도 태극기를 그려도 되겠구나 생각했죠. 그림으로 성공한 건 색을 싹 빼니 형태가 아주 좋아요. 그래서 여러 가지 변형된 태극기를 그린 겁니다."

- 오늘 보니까 전시된 와인의 라벨에 선생님 그림이 있었던데 어떻게 제작된 건가요?
"어느 날 와인 비즈니스 하는 사람이 와서 내 그림을 와인 라벨로 쓸 수 있냐고 해서 흔쾌히 허락했어요. 그런데 내 그림이 한 병에 70만 원짜리 와인에 들어간 거예요. 저는 미술로는 성공한 셈이죠. 약간 덧붙이면 이 와인을 만드는 분은 미국 나파밸리에 계시는 맥카년이라는 분이신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엄청나게 유명한 분이더군요. 블랙핑크의 로제가 찾아가서 와인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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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조영남 그림전이 열리는 어바웃 프로젝트 라운지. 2025.02.21 oks34@newspim.com

- 노래도 하고, 그림도 그리시면서 시인 이상에 대한 책도 쓰셨는데?
"제 윗세대 어른 중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시인 이상입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이상 시는 난해하기로 유명해요. 그래서 이 시를 제 나름대로 해석해 봐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썼어요. 그리고 그림도 그렸죠. 이상을 리더로 해서 5인조 그룹사운드를 결성했죠. 화가 피카소, 철학자 니체, 과학자 아인슈타인, 음악가 구스타프 말러까지. 이 세계적인 천재들의 중심에 이상이 있다는 책도 썼습니다."

- 조영남 작가의 그림은 다분히 한국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떤 그림을 그리실 계획인지요.
"앞으로의 계획은 없어요. 다만 지금 뭔가를 열심히 할 뿐이죠. 한국적인 것은 당연해요. 우리나라가 자랑할 수 있는 인물이 백남준이죠. 백남준이 왜 자랑스럽냐 하면 미술작가에게 국가적으로 투자하는 일본이나 엄청난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도 배출하지 못한 최고의 팝아티스트를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가 굉장히 독특한 나라이자 희망이 있다는 건 이상이나 백남준이 있었다는 거죠. 그래서 방탄소년단이나 김연아, 손흥민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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