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5-03-08 19:31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사실상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 마지막 주말로 여겨지는 8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 찬성과 반대 집회가 열렸다.
탄핵 찬성 측에서는 "윤 대통령은 결국 파면될 것"이라고 말하는 반면, 반대 측에서는 "윤 대통령의 승리"라고 주장했다.탄핵 반대 측인 손현보 부산세계로교회 목사가 이끄는 세이브코리아는 이날 오후 1시부터 '국가비상기도회' 집회를 열었고, 같은 시각 광화문에서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의 대국본(대한민국바로세우기본부)이 집회를 열었다.
◆ 석방 소식에 지지자, 태극기 세차게 흔들어
한 시민은 "윤석열 대통령이 드디어 관저를 향하고 있다"며 "윤석열 만세"를 크게 외쳤다.
집회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방 뛰며 태극기를 세차게 흔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을 외치고 부부젤라를 불고 꽹과리, 북을 쳐댔다.
또 다른 시민은 "어제 윤 대통령이 석방될 거란 소식을 들었는데, 내 60평생 가장 기쁜 날"이라며 활짝 웃었다.
같은 날 오후 3시쯤 여의도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만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고무된 모습이었다. 대다수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었고, 간간이 이스라엘 국기를 든 시민들도 보였다.
여의도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한국사 스타 강사 전한길 씨는 "어제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을 듣고 눈물이 막 났다"며 "그 소리를 듣자마자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국민들이 이뤄낸 성과고 은혜"라며 "여러분들이 역사의 주인공이고 윤 대통령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곳곳에서 '할렐루야', '아멘'이라고 소리쳤다.
어떤 이는 두 팔을 하늘로 뻗은 채 눈을 감고 기도문을 외웠다.
집회 뒤편에서는 윤 대통령의 계엄을 옹호하는 영화 '힘내라 대한민국' 포스터가 그려진 패널을 목에 건 70대가 주변 시민들에게 집회와 관련한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었다.
또 다른 이는 중국 간첩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음모론이 적힌 포스터를 주변에 전달했다.
◆ 야5당 대표 "검찰총장 강력 규탄"
탄핵 찬성 측인 촛불행동과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5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안국동 사거리에서 '윤석열 파면·국힘당 해산 130차 전국 집중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들은 이후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오후 5시부터 광화문에서 여는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대행진'에 합류했다.
이날 탄핵 찬성 집회에서는 보통 보수 집회에서 쓰이던 태극기가 드문드문 보였다. 지난 1일 삼일절을 맞이해 진보 진영에서 했던 '태극기 되찾기' 운동이 이어지며, 이날도 몇몇이 집회에 태극기를 들고 온 것이다.
이 집회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포함해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용해인 기본소득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 자리에 있는 야5당 대표자들은 위대한 국민과 함께 손잡고 빛의 혁명을 완수하겠다"며 "내란이 종식될 때까지 국민의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내란 수괴 윤석열과 내란 세력의 발악이 성공한 듯 보여도 헌법의 심판, 국민의 심판, 역사의 심판은 피할 수 없다"며 "결국 국민이, 정의가 승리한다"고 했다.
야당 대표들은 공동 선언문에서 "야5당 일동은 법원의 윤석열 구속 취소 인용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사실상 내란공범의 길을 가고 있는 검찰총장을 강력히 규탄하며, 검찰의 즉시 항고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윤 대통령의 석방이 이뤄진 것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양 모 씨(30대·서울 강남구)는 "검찰이 왜 항소를 안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빨리 탄핵이 돼야 하는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박 모 씨(30대·서울 성북구)는 "구속 취소 소식을 듣고 황당했지만 곧 탄핵이 될 거라고 믿는다"며 "탄핵 심판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윤석열을 파면하라', "내란종식 민주수호' 등의 팻말을 들었다. 또 "윤석열 석방 규탄한다", "김건희를 구속하라", "국힘당을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주최 측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주최 측 추산 15만명의 시민들이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