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5-03-25 23:17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삼성전자 임직원과 재계에서는 황망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25일 고(故) 한종희 부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는 전·현직 삼성 경영진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3시간가량 빈소에 머무른 김용관 사장은 "내가 의료기기사업부장일 때 보스(Boss)였다"며 "자꾸 말 시키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한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를 이끈 경계현 전 DS부문장 사장은 "무슨 말씀을 드리겠느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최치훈 전 삼성물산 사장은 "한종희 부회장은 참 따뜻했던 사람"이라며 "사실 나는 외국에서 온 사람인데 (한 부회장 덕분에) 삼성전자에 잘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 너무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이어서 가슴이 아프다"고 비통한 심정을 내비쳤다.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부회장도 오후 9시 16분쯤 빈소를 방문했다. 정 부회장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채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빈소로 향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뿐만 아니라 임직원도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일부 구성원은 '믿을 수 없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한 부회장은 1988년 삼성전자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CEO까지 오른 인물인 만큼 직원들의 상심이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
1962년생인 한 부회장은 인하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삼성전자 TV사업을 19년 연속 세계 1위로 이끈 인물이기도 하다. 한 부회장의 메신저 프로필에는 '영원한 1등, 세계 최고'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37년간 회사에 헌신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은 TV 사업 글로벌 1등을 이끌었으며,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세트부문장 및 DA(가전) 사업부장으로 최선을 다해오셨다"고 애도했다.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도 홈페이지에 '고(故) 한종희 대표이사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추모 배너를 걸었다.
현재 중국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현지 일정 탓에 조문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조문하지 못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멀리서나마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와 애도의 마음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 22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이날 결국 숨졌다. 발인은 오는 27일이며 장지는 시안가족추모공원이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