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5-03-27 15:52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오는 31일 한국 증시에서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단기 변동성과 불법 공매도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제도 개선의 실효성과 시장 신뢰 회복이 숙제로 꼽힌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31일부터 모든 상장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를 재개한다. 당국은 무차입 공매도 방지와 시장 투명성 강화를 위해 제도를 정비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는 분위기다.
공매도는 주가가 과대평가됐을 경우 이를 조정해 시장의 균형을 맞춰준다는 장점이 있다. 개인투자자로서는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생기게 된다. 다만 주가 상승시 손실이 끝없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소위 '세력'이 의도적으로 허위 정보를 유포하며 시장에 개입해 혼란을 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그동안 공매도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에게 유리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개인 투자자들은 자금력과 정보 접근성에서 불리하고 무차입 공매도가 주가를 떨어뜨린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불법 공매도에 대한 불신이 커지며 시장 공정성과 투명성 논란이 일었다.
당국은 공매도 재개 후 거론될 여러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후속 조치를 내놨다. 우선 대차·대주 조건을 통일해 상환 기간은 90일(최대 12개월), 담보 비율은 105%로 개인과 기관을 맞췄다.
또 무차입 공매도 방지 시스템(NSDS)을 도입해 한국거래소가 잔고와 매매를 실시간 비교하며 불법 거래를 차단한다. 기관이 잔고 정보를 제출하면 거래소는 별도 시스템을 통해 기관측 정보와 비교해 주문을 검증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기관은 내부통제 시스템 및 공매도 전산 시스템을 의무 구축해야 한다.
불법 공매도 처벌도 강화돼 부당이득의 4~6배 벌금이 부과된다.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요건도 한시적으로 강화된다.
다만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불법 공매도에 따른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는 분위기다. 한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폭탄 카운트다운이 얼마 남지 않았다"라며 공매도 재개 후 특정 종목들의 주가가 집중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걱정하기도 했다. 다른 투자자는 "NSDS 체크가 이틀 뒤에나 이루어지면, 불법공매도 후 다음날 상환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이게 무슨 실시간 차단인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감지는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NSDS가 이중 구조로 설계돼 기관측 자체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잔고를 확인, 불법 거래를 사전에 차단하며 거래소의 시스템이 기관이 제출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가 검증을 하는 두 단계 확인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공매도 재개와 함께 마련한 안전장치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개최한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시연회에서 공매도 전산화가 국내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onew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