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지난 11일 한국은행이 하반기 경제전망을 내놓은 이후로 한은의 전망이 지나치게 안일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2.6%로 올해 성장률을 전망할 당시와 비교할 때 세계경제는 물론이고 국내경제 여건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데, 어떤 이유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2%p씩 상향조정한 것이냐는 지적이 있다.
특히 한은의 전망치 발표에 앞서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3%에서 2.7%로 대폭 상향조정해 정부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때문에 일부 전문가는 한은이 오는 10월 수정 전망에서 다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우선 한은의 전망이 지난 1월이나 4월에 비해 얼마나 변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하반기 성장률 전망을 4월에 비해 크게 상향조정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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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 추경규모는 이보다 5조3000억원 늘어난 17조3000억원으로 결정됐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야 한다.
한은 신운 조사국장은 "한은 모형에 따르면 정부지출이 연간 10조원 변동하면 성장률은 0.4~0.5%p 차이를 보이는데 올해 하반기에만 플러스 효과를 준다고 보면 절반 수준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추경으로 올해 성장전망치는 당초 2.6%보다 0.11~0.13%p 늘어나게 된다.
5월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도 반영해야 한다.
한은의 분석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으로 인하할 경우 성장률을 대략 0.08%p 제고시키는 효과가 있다.
추경 확대와 금리인하의 효과를 반영하면 성장률이 0.2%p 상향조정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로 해석된다. 여기에 유가의 하락 정도가 한은의 당초 예상보다 훨씬 커 공급측면에서 0.1%p 가량 성장률을 제고시키는 요인이 됐다.
반면 세계경제 성장둔화는 수요측면에서 다시 0.1%p 가량 성장률을 끌어내렸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이렇게 볼 때 한은의 7월 전망은 지난 1월과 4월의 전망에서 일단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 역시 새삼스럽게 성장률 전망치가 논란이 되는 것에 대해 다소 당황하는 기색이다.
한은 조사국의 한 관계자는 "7월 전망에서 물가전망과 경상수지 예측치를 크게 변경했기 때문에 이것이 이슈가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은 성장률로 향해서 약간 놀랐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