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리뷰] 끈기·열정·사랑…청춘의 3박자, '유도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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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윤원 기자]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굵은 한 줄기 땀방울.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 끈기와 사랑을 담은 연극 ‘유도소년’이 뻔한 듯 뻔하지 않은 이야기로 진한 여운을 남긴다. 

연극 ‘유도소년′은 전북체고 유도선수 경찬(박해수 박훈 홍우진)이 1997년 고교전국체전에 출전하기 위해 서울로 상경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경찬은 배드민턴 선수 화영(박보경 박민정 정연)에 첫 눈에 반하게 되고, 그런 화영의 곁을 지키는 복싱 선수 민욱(차용학 김호진 박성훈)과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묘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성장해 간다. 

지난해 초연한 연극 ‘유도소년′은 당시 전 회차 매진과 평균 객석점유율 104%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6개월 만에 돌아온 이번 재연의 열기 또한 뜨겁다. 지난 1월8일 진행된 프리뷰티켓 예매는 단 2분 만에 6회차 900석 전석이 매진됐고, 개막 이후 한 달이 채 안된 지난 2월26일을 기준으로 객석점유율 100%를 달성했다.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다.
1997년이 배경인 만큼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각종 소품들이 눈길을 끈다. 화영의 ‘삐삐번호’를 알게 된 경찬이 ‘안성기가 선전하는 시티폰’으로 연락을 시도하는 등,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는 장면장면이 빛바랜 앨범을 한 장씩 넘기듯 펼쳐진다. 지누션의 ‘말해줘’, 젝스키스의 ‘폼생폼사’, HOT의 ‘캔디’와 같은 90년대 인기 가요가 삽입돼 흥을 돋운다. 

이처럼 90년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고민과 방황에서 오는 깊은 공감을 비롯해, 유도·복싱 등 격렬한 스포츠가 재현되면서 전해지는 뜨거운 열기, 배태랑 배우들이 선사하는 웃음이 한데 어우려진다. 그렇게 ‘유도소년’의 신명나는 한판 이야기가 완성된다.  

무엇보다 애정과 공감을 자아내는 것은 199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을 향한 위로의 메시지다. “아픈데 왜 연습을 해야 하느냐”던 경찬은 주위 사람들 한명 한명을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 그리고 마침내 아픔을 견디고, 승리에 한 발 다가간다. 그런 그의 모습은 1990년대, 그 시절을 열심히 살아왔던 모두를 대변하며 뭉클한 울림과 위로를 건넨다.
연극 ‘유도소년’은 박경찬 작가가 실제 학창 시절 겪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이재준 연출의 아이디어가 결합해 만들어졌다. 이재준 연출은 배우 황정민·유준상 주연의 영화 ‘전설의 주먹’(감독 강우석)을 보고 운동 소재의 이야기를 무대에 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격렬한 액션을 펼치며 땀 흘린다면, 그 에너지가 관객들에게 재미있게 잘 전달되겠다는 생각이었다. 

홍우진, 박훈, 정연, 박민정, 차용학, 박성훈 등 초연 당시 출연했던 배우들 전원이 다시 참여해 눈길을 끈다. 여기에 박해수, 박보경, 김호진, 이석, 임철수, 신창주가 새롭게 합류했다. 

초심과 열정, 이 시대 우리에게 건네는 뜨거운 위로를 전하는 연극 ‘유도소년’은 오는 5월3일까지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뉴스핌 Newspim] 글 장윤원 기자(yunwon@newspim.com)·사진 스토리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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