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달러/엔 환율이 8년래 최대치 수준까지 급등하면서 엔저 우려가 재차 확산됐다. 더불어 27일 엔/원 환율까지 장중 900원선을 밑돌아 원고(高) 부담이 더해지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33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123.14엔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엔/원 환율도 한 달만에 900원선을 밑돌며 899.52원을 기록 중이다.
최근 엔화가 안전자산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방위적으로 달러 강세가 진행되면서 달러/엔 환율이 급등하는 모습이다. 지난 주말 자넷 옐런 미 연준 의장이 연내 미국 금리 인상을 확인시켜줬고,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형성됐던 12월 금리인상론, 연내 금리인상 불가론이 한풀 꺾인 영향이다. 더불어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학계나 전문가들은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이야기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12월에 인상하거나 연내 금리 인상이 안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었다"며 "그런데 6월 FOMC를 앞두고 옐런 발언으로 금리 인상 우려가 확대되면서 달러 강세에 힘이 실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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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엔 환율 최근 1주일간 추이 <자료제공=http://www.xe.com> |
오는 6월 일본이 재정건전화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추가 부양책은 정부 지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달러/엔 환율은 126~127엔대를 상회하기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달러/엔 환율의 완만한 상승세는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달러/원 환율도 상승 분위기를 연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 부진에 당국 경계감이 강하게 깔려 있다는 점도 달러/원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26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그 발언의 기저에는 우리나라 수출 부진 우려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같은날 경제동향 간담회자리에서 "수출이 금년들어 4개월 연속 감소세"라며 "5월도 4월과 비슷한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잠정 수출액은 244억8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7.6% 감소했다. 5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진우 센터장은 "현재 네고 물량이 많고 유입된 주식자금 규모도 커 달러/엔 환율을 쫓아가기에는 달러/원 환율의 상승 동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순매도로 전환했고 큰 그림상 서울환시에 롱마인드가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달러/원 환율이 1098원을 상회하기 시작하니 위로 갈 수 있는 여지가 더욱 커졌다"며 "1136원까지 랠리를 벌일 가능성은 글로벌 달러화 시세에 달렸다"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