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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탐정:더 비기닝’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권상우(왼쪽)와 성동일 <사진=CJ엔터테인먼트> |
[뉴스핌=장주연 기자] 국내 최대 미제 살인사건 카페 운영자이자 프로파일링 동호회 회장 강대만(권상우)은 셜록급 추리력의 소유자다. 하지만 현실은 아기 보기에 여념 없는 만화방 주인. 그나마 유일한 낙은 동네 경찰서를 기웃거리며 수사에 간섭하는 일이다. 하지만 ‘광역수사대 식인상어’에서 일개 형사로 좌천된 노태수(성동일)는 그런 대만이 못마땅하다.
그러던 어느 날 대만의 동네에 끔찍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살인자로 지목된 이는 대만의 친구이자 강력계 형사인 준수. 증거도 확실하다. 하지만 대만은 이 모든 것이 누명임을 감지한다. 태수 역시 너무 짜인 듯한 단서에서 수상한 낌새를 느낀다. 결국 두 사람은 종결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비공식 합동 추리 작전을 시작한다.
영화 ‘탐정: 더 비기닝’을 한 줄로 평하자면 권상우와 성동일의 시너지가 빛을 발하는 작품. 미안하게도(?) 사실 베일을 벗기 전까진 큰 기대를 모은 조합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은 안정적인 연기와 예상 외의 케미스트리로 러닝타임(120분)을 꽉꽉 채운다. 다소 장르적이고 과장된 캐릭터가 사실적인 옷을 입고 다가오는 것도 두 배우의 열연 덕이 크다.
먼저 권상우는 그동안 숨겨뒀던 개그감을 이 작품에서 제대로 펼쳐 보인다. 특히 본인이 재차 강조했듯 남편, 두 아이의 아빠로서 모습이 제법 많은 웃음 포인트로 작용한다. 반면 노태수를 연기한 성동일은 진지한 모습으로 새롭게 다가온다. 그간 어떤 캐릭터를 소화할 때도 폭발했던 웃음기를 제법 많이 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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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탐정:더 비기닝’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권상우(왼쪽)과 성동일 <사진=CJ엔터테인먼트> |
이러한 배우들의 연기와 중간중간 등장하는 깨알 설정(예컨대 권상우의 뽀로로 수첩과 같은)에 힘입어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지루하지 않게 흘러간다. 나름대로 범죄 추리 끝에 반전도 준비했고 우리네 가정, 사회의 냉혹한 모습을 담아 너무 가볍지 않도록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같은 이유로 영화는 종종 갈 길을 잃는다. 특히 뜬금없는 타이밍에 일어나는, 개연성이 부족한 상황과 대사들로 맥이 끊긴다. 재미는 있으나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말하기에는 허술한 부분이 많다.
게다가 메가폰을 잡은 김정훈 감독은 앞서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여혐’ ‘사설탐정’ 등에 대해서도 해명해야 했다. 생각하기에 따라(특히 여성 관객의 경우) 기분 나쁜 지점이 분명 존재하고 사설탐정은 엄연히 불법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탐정:더 비기닝’은 올 추석 유일한 코믹 영화. 즉 교훈, 혹은 사회적 문제 제기보다는 웃음에 집중하는 작품이므로 너무 진지하게 파고드는 건 반칙이다. 오는 2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